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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러 미사일 방산업체 해킹…ICBM 진전에 활용 했나

입력 2023-08-08 15:28 | 신문게재 2023-08-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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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mm 초대형 방사포 만져보는 북한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3~5일 중요 군수공장 시찰한 사진을 조선중앙TV가 7일 추가로 공개했다(연합)

 

북한이 해킹을 통해 러시아 미사일 개발업체의 방화벽을 비밀리에 뚫는 데 성공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해킹 이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과 관련, 몇 가지 기술적 진전을 보인 가운데 이번 해킹과 관련이 있는지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은 7일(현지시간) 북한 해커 집단이 ICBM과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등을 개발해온 러시아의 미사일 방산업체를 해킹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스카크러프트와 라자루스로 불리는 북한 정부 연계 사이버첩보팀이 러시아 방산업체 NPO 마쉬노스트로예니야(이하 NPO 마쉬)의 시스템에 침입할 수 있는 백도어를 비밀리에 설치한 사실을 알아냈다”고 전했다.

지난 1944년 설립된 NPO 마쉬는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ICBM, 우주 발사체 개발 등에 관여했으며, 현재도 극초음속 미사일과 위성 기술, 차세대 탄도탄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매체는 북한 해커들이 실제로 자료를 빼낼 수 있었는지, 어떤 자료를 볼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침입 이후 수개월 동안 북한 정권은 금지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여러 건의 진전을 발표했다”고 짚었다.

예컨대 NPO 마쉬가 개발한 무기 중에는 ‘연료 앰플화’ 기술이 적용된 액체연료 ICBM인 UR-100N(RS-18A)이 있다. 액체연료 미사일은 발사 직전 연료를 주입해야 하는 까닭에 신속한 발사가 불가능한데, 제조단계에서 엔진에 연료를 주입해 밀봉하는 기술인 앰플화를 이용하면 고체연료 미사일과 마찬가지로 상시 발사가 가능해진다.

공교롭게도 북한 해커들이 NPO 마쉬 침입에 성공한 것과 비슷한 시점에 북한은 미사일 연료 앰플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2일 첫 고체 연료 ICBM인 ‘화성-18’을 시험 발사했다. ‘화성-18’은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최대 사거리가 1만5000km를 넘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러시아 방산업체 해킹이 ICBM 기술 진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지금까지 북한의 기술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고체연료 기술 등이 예상보다 빨리 진전된 부분이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해킹을 통해) 어떤 형식으로든 ICBM 기술진전에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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