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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약계좌 만기 부담 어쩌나?…저조한 흥행에 금융당국 ‘고심’

결혼·출산 특별해지 요건 확대 등 다양한 활성화 방안 검토

입력 2023-08-22 08:55 | 신문게재 2023-08-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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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약계좌 출시
청년도약계좌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청년자산형성 상품인 청년도약계좌가 출시 3개월 만에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5년 만기 부담에 가입 신청자가 점점 줄면서 금융당국은 청년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유인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2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 8월 가입 신청자는 7월에 비해 급격히 줄었다. 금융당국은 “이번 달부터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자 및 계좌 개설 집계를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월말 1회 발표하기로 했다”며 “8월은 아무래도 휴가철 기간이 있다 보니 7월보단 감소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청년도약계좌는 처음 출시된 지난 6월 76만1000명이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달 가입 신청자는 28만2000명으로 6월의 3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다. 금융권에선 이달 가입 신청자는 20만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모 은행 관계자는 “처음 오픈했을 때는 초창기다 보니 신청자가 많았지만, 8월에는 많이 줄었다”며 “이미 은행에서는 주거래 고객들에게 안내도 다했고, 청년도약계좌와 중복가입이 안 되는 청년희망적금 만기도 내년 2월이라 올해는 아무래도 청년도약계좌 신청자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청년도약계좌 흥행이 정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5년 만기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청년도약계좌는 5년간 매월 7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이다. 매월 납입한 금액에 대한 정부 기여금에 비과세 이자 혜택이 더해진다. 정부 기여금은 월 최대 2만4000원으로, 납입액이 적으면 그만큼 기여금이 줄어든다. 5년간 70만원에 가까운 돈을 꼬박꼬박 넣는 것은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청년층에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금리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우대금리를 모두 포함한 최고금리는 청년도약계좌를 취급하는 11개 은행 모두 6.0%로, 일반 적금 상품에 비해 매력적이다. 하지만 기본금리는 연 3.8~4.5%다. 카드 사용 조건 등 은행별 우대금리 1.0~1.7%, 총급여 2400만원 이하 등 소득 조건에 따른 우대금리 0.5%를 모두 합쳐야 6.0%가 가능하다. 가입 후 3년은 고정금리, 이후 2년은 변동금리가 적용되며, 신규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기본금리는 1년마다 조정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청년도약계좌 활성화를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결혼과 출산에 따른 비용 마련을 위해 중도해지 하는 경우 비과세 혜택과 정부 기여금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특별해지 요건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청년자산형성 사업의 도약을 위한 제언’ 보고서를 통해 “혼인과 출산을 특별해지 요건에 포함시켜 청년이 성인기 삶으로 이행할 때 축적한 자금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결혼이나 출산 때문에 중도해지 하더라도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그대로 제공해 5년 만기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결혼·출산 특별해지 요건 확대는 공식적으로 검토된 바는 없다”면서도 “다양한 방안들을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아직 2개월 밖에 되지 않은 상품인데, 5년을 더 해야 하는 것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보고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 기간은 내달 4일부터 15일까지 2주간이다. 3주간 심사를 거친 뒤 가입이 가능하다고 안내받은 청년은 1개 은행을 선택해 10월 10일부터 20일까지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박준형 기자 jun89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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