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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글로벌자산배분 통한 포트폴리오가 연금자산증식 성패 좌우"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

입력 2023-08-28 07:00 | 신문게재 2023-08-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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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진미래에셋본부장 (7)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이 최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사실상 은행권 텃밭인 퇴직연금 시장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다. 연금분야에서만 만 15년째 일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의 최종진 연금본부장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에서 우리은행을 제치고 금융권 6위에 올라섰다. 오는 2030년까지 연금자산(퇴직연금+연금저축) 100조원으로 금융권 1위를 달성하겠다는 그를 만나봤다.


◇ “고객서비스 역량 제고에 중점, 2030년 금융권 1위 목표”

“2025년에는 연금자산 50조원을 달성해 금융권에서 3위, 2030년에는 100조원을 넘어 금융권 1위 달성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가 총괄하는 연금본부는 퇴직연금 전담인원이 220여명인 조직이다. 연금부문 산하에 연금본부와 4개의 RM본부(영업부서)가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금본부는 5개팀으로 구성되며 제도, 마케팅, 기획, 제도컨설팅, 계리, 글로벌기업 컨설팅, 업무 시스템 개발, 상품, 법인업무지원, 개인에 대한 연금상담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노무사와 계리사, 회계사, 세무사, CFA(국제재무분석사) 등 다양한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전문인력들이 대고객 컨설팅을 진행한다.

“연금시스템 인프라를 적재적시에 개발 보완할 수 있는 연금업무개발팀이 있고, 올해 연금혁신팀도 신설해 변화하는 퇴직연금 제도에 대응하고 사업기획이나 고객서비스 역량 제고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조직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21조7560억 원을 달성, 우리은행(21조3034억 원)을 제치고 적립금 규모 6위에 올랐다. 5위인 기업은행(22조9590억 원)도 바짝 추격중이다. 미래에셋의 7월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22조1600억 원으로 기업은행과는 1조1000억 원 차이가 나는데 올 연말이나 내년쯤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단다. 중장기 목표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1위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지난달부터 디폴트옵션도 본격 시행되면서 증권업계뿐만 아니라 은행, 보험 등 각 업권간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각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대표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 같습니다. 사업자들은 디폴트옵션에서 수익률 등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구요. 경쟁을 통해 수익률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입자 입장에서도 운용지시에 무관심해 방치되는 적립금이 많았는데 디폴트옵션으로 가입자의 적립금 운용 효율성이 증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치되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디폴트옵션이 도입된 이후에도 여전히 ‘초저위험’ 상품을 지정한 가입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게 현실이다. 올 2분기 기준 초저위험 상품 가입자는 177만 명으로 디폴트옵션 가입자 200만 명 중 89%에 달한다. 가입자의 원금손실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이다. 이전부터 퇴직연금 가입자 상당수는 원리금보장형을 선택해온 경향이 있었다.

“디폴트옵션의 제도 도입 취지는 방치되고 있는 퇴직연금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운용지시해서 장기 수익률을 개선하는데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여전히 대부분의 가입자가 ‘초저위험’ 상품을 선택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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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 (사진=이철준 기자)

 

◇ “글로벌 우량자산에 자산배분·장기투자로 수익률 개선”

그러나 그는 앞으로 디폴트옵션에서 증권업 사업자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 연금자산 운용에 있어서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수익률을 위해선 투자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의 예·적금만으로는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워요. 글로벌 우량자산에 자산을 배분해 장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산배분 능력과 상품운용능력이 검증된 사업자를 선택해야 합니다. 글로벌 우량자산에 자산 배분해 장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많은 가입자들이 어려워하고 있죠.”

사실 ‘글로벌 자산배분’은 최현만 회장이 늘 강조해왔던 전략이다. (최현만 회장 코멘트=>) ‘연금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현재의 자산을 미래 자산으로 이전시켜주는 것이고, 둘째 그 가치를 지켜줘야 한다는 것. 지금 퇴직연금 자산이 350조원이라면 화폐가치가 물가상승률과 연동되면 350조가 아니라 100조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600조가 될 수도 있다. 결국 물가상승률을 넘어서는 수익률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해답은 자본시장에 있고, 글로벌 자산 배분에 있다.’

문제는 본업이 있는 근로자들이 일하는 와중에 퇴직금까지 신경 써서 운용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이 같은 고민에서 나온 답이 글로벌 자산배분된 포트폴리오를 서비스해주자는 것이었단다.

“글로벌 우량자산에 자산배분해 장기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개선하기 원하지만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어려워하는 가입자들이 많아요. 가입자들이 어려워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연금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출시했죠.”

연금포트폴리오 서비스는 알고리즘을 사용해 고객과 금융데이터를 분석, 어떤 투자상품에 가입하면 좋을지 추천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운용전문가가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정기적으로 제공해 모바일로 편리하게 자산관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비대면 자산관리서비스 ‘퇴직연금MP(Miraeasset Portfolio) 구독’(퇴직연금), 시장상황에 맞는 자산배분 리밸런싱을 제공하며 전문운용인력이 운용하는 일임서비스인 ‘개인연금랩’(개인연금)으로 구성된다.

지난 23일 기준 퇴직연금MP구독의 운용자산은 6420억 원(이용자수 8843명), 로보어드바이저는 7423억 원(1만1718명), 개인연금랩은 608억 원(164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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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 “자산을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과 인플레이션”

최 본부장이 필드에서 보는 직장인들의 실제 은퇴준비 수준은 어떨까. “연금은 일반적으로 상당히 저관여의 영역에 놓여 있습니다. MZ세대는 필요성과 규모의 측면에서, 40대는 자녀에 대한 비용에서 그렇습니다. 50대부터는 필요성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지만 현실적으로 짧은 시간에 은퇴자산을 형성하는 게 쉽지 만은 않은 실정입니다.”

현재의 자산을 미래의 자산으로 이전시키고, 그 가치를 키워 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그는 시간과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가능한 오랜 시간동안 꾸준히 준비해야 하고,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연금자산의 가치를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이 해외 선진국의 사례와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추이를 바탕으로 자체 추산한 결과,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오는 2032년 최대 130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50%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나라의 빠른 고령화 추세에 따라 퇴직연금과 사적연금 전반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은퇴가 빨라지는 가운데 수익률 제고를 통한 연금자산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투자형 상품에 강점이 있는 사업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 “공학적성, 솔루션 찾는데 도움…동료들과 오픈 마인드로 대화”

그는 학부 때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현업에서 일을 할 때도 공학 적성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고. “공학이라는 게 답을 내는 학문이잖아요. 상황을 요약하고 정리해서 간결한 솔루션을 찾아내고, 추진해 나가는 부분에서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일들을 함축적으로 정리하고, 답을 이끌어 내거나 어느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의사결정을 할 때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문제를 만날 때도 많다. 그럴 때면 동료들과 오픈해 놓고 함께 솔루션을 찾는다고 한다. 주니어 직원의 의견도 존중하고, 개인의 판단보다는 전체적인 의견을 듣고 고객에게 더 나은 방향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그의 좌우명은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그게 빨리 가는 것이다’이다. 동료들은 그를 ‘귀가 열려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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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 “연금시장서 소외된 저소득층 등 가입자 저변 확대 필요”

최 본부장은 영업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정책을 입안하고 감독당국도 만나보면서 특별한 상황에서 배제되어 있는 가입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연금에 세액공제 혜택이 있지만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는 이들이나 저소득층에는 무용지물이에요. 그런데 정작 연금은 이들에게 더 필요하죠. 연금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텐데 공익적 측면에서나 제도적 측면에서도 이들에 대한 준비가 더 필요해보입니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이 이들을 보호해줄 수 있도록 가입자 저변확대가 필요합니다.”

연금의 입금단계에서 공적자금으로 일부 지원해주거나, 연금을 수령할 때 비과세 혜택을 주는 등 저소득층을 비롯해 소외된 이들이 적은 소득 안에서도 가입할 유인이 생기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당장은 비용처럼 보이지만 훗날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훨씬 나은 방법일 수 있다는 견해다.

“미래에셋증권이 2030년까지의 목표를 달성하고, 시장에서 퇴직연금 가입자의 노후자산을 형성해주고 그 가치를 올려주었다고 시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연금시장에서 소외되어 있는 분들까지 포함해서 연금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충분히 준비하실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데에도 자그마한 일조를 하고 싶습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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