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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이재명, 단식 거두고 민생 돌봐야

입력 2023-09-11 14:22 | 신문게재 2023-09-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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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사진)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행보로 정국은 안갯속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어져 온 정치권 대결 구도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1년 6개월 여 지났지만 계속되고 있다. 단식 와중에 대북 송금 관련 수원지방검찰청의 소환 조사를 받았는데 검찰과 이 대표는 조사 내용을 두고 격렬하게 대치하는 국면으로 이어졌다.


단식 결정을 통한 내부 결속의 정치적 효과는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지난 5~7일 실시한 조사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은 34%로 3주째 같은 수치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직전 조사에서 27%였는데 무려 7%포인트가 올라 국민의힘과 같은 34%로 나타났다. 특별히 더불어민주당에 호재로 볼 수 없는 기간 동안 지지율이 올라간 것을 보면 이 대표의 단식에 따른 지지층의 결집으로 분석된다. 가장 주목하는 지역은 호남인데 직전 조사에서 43%였는데 이번 조사에서 61%로 18%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내부 결집 효과로 확인된다.

그렇지만 이재명 대표 개인 영향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약해지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전체 결과로 이재명 대표 19%, 한동훈 장관 12%, 홍준표 시장 3%, 이낙연 전 총리 3%, 오세훈 서울시장 2%, 원희룡 장관 2%, 김동연 경기지사 2%, 안철수 의원 2%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만 놓고 보면 이재명 대표가 45%로 민주당 계열 차기 지도자 중에서 월등하게 높았다. 하지만 절반을 넘기지는 못했다. 이 대표가 70% 이상으로 압도적 당선된 당 대표임을 강조하지만 정작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과반이 안된다. 여기에 전체 결과를 보더라도 지난 해 9월 조사이후 그래도 20%대 이상의 차기 지도자 조사 결과를 유지했던 이 대표가 이번 조사에서는 10%대로 나왔다. 전격적인 단식 돌입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는 효과는 있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경쟁력이 근본적으로 혁신되었거나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었는지 의문이다.

문제는 경제다.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을 꺾었던 빌 클린턴 후보가 내걸었던 슬로건이 바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였다. 민생 경제와 관련해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 쪽에 주로 책임이 있고 평가가 시도되겠지만 ‘공룡 정당’으로 평가받는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책임으로부터 조금도 자유롭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개혁 과제를 통과시킬 수 없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민들은 야당의 책임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검찰 조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이재명 당 대표의 명분은 역대 성공적으로 단식 평가를 받았던 정치인들과 비교해 보더라도 약한 편이다. 심각하게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일단락하고 건강을 추슬러서 검찰의 소환 조사에 대응하고 아울러 다수당의 정책 경쟁력을 발휘할 때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과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식이 아니라 민생이어야 하는 이유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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