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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방한 허용됐는데"… 면세업계, 살아나지 않는 매출에 당혹

- 국경절 연휴에도 중국인 전체 매출 감소
- 중국 경기 불확실성·높은 물가가 원인

입력 2023-10-11 15:53 | 신문게재 2023-10-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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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쇼핑을 위해 이동중인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모습.(사진=연합)

 

지난 8월 10일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매출 상승을 기대했던 면세점 업계가 생각한 만큼 매출이 살아나지 않아 당혹해 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한국 방문이 허용된 지난 8월 국내 면세점의 매출은 1조1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들었다. 8월 면세점 매출이 줄어든 것은 외국인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8월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8990억원으로 37% 줄었으며, 내국인 매출은 2375억원으로 71% 증가했다.

면세업계가 큰 기대를 품었던 중국 국경절 연휴(9월29일~10월6일) 매출도 시원치 않았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의 매출은 직전 동기 대비 약 54%가 증가했지만, 중국인 전체 매출은 같은 기간 50% 가량 감소했다.

두 달 전 유커의 한국 방문이 허용됐을 때만 해도 면세업계는 중국의 황금연휴로 꼽히는 국경절 연휴가 잦아든 국내 면세산업 분위기를 전환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2017년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6년 5개월여 만에 중국인이 한국행 단체관광을 재개하는 것이어서 기대감이 컸다. 유커 유입에 올 하반기 실적 반전도 전망됐으나, 막상 기대보다 매출이 오르지 않은 것이다.

유커 방한 허용과 국경절 연휴에도 면세점 매출이 감소한 직접적인 원인은 면세업계가 송객수수료를 올해 초부터 줄이면서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의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선 유커의 귀환에도 면세점 매출이 살아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로 중국 경제 불확실성을 꼽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1이 최근 경기 침체와 정치 상황 등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을 떠날 의향이 줄었다고 답했다.

실제로 중국 단체 관광객 이용 빈도가 높은 페리, 크루즈 탑승률은 저조하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운항이 재개된 중국발 여객선 4척의 탑승률은 평균 20% 미만에 그치고 있다. 칭다오 항로에서는 정원 660명 규모 여객선이 37차례 운항했으나 최고 탑승률은 18%에 불과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현지 여행사에서 방한 단체 관광 모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단체 관광 활성화까지 2~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의 비싼 물가도 고물가도 유커 발길을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숙박·외식 등 국내 물가가 높아지면서 단체 관광 상품 또한 가격이 높아진 것이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선호하는 중·저가형 호텔 숙박 비용이 높아진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초 중국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방문 당시 일본보다 음식값과 교통비, 숙박비용이 비싸다는 의견을 국내 면세점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유커 방한 허용의 효과가 4분기 혹은 내년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중국인) 단체 관광 상품 상품 판매가 시작되는 시점이 10월인 만큼 4분기 및 내년도 실적부터 매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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