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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양종희 체제로 9년만의 리더십 교체, 과제와 전망은

입력 2023-11-1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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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지주 신임 회장 (사진=KB금융지주)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이 9년 만에 리더십 교체를 이루게 됐다. 오는 21일 공식 취임을 앞둔 양종희 신임 회장이 KB금융을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Only one)’ 그룹으로 발돋움시킬지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지난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되면서 차기 회장에 공식 선임됐다.

전임자인 윤종규 회장은 KB금융에 큰 족적을 남겼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11월 취임해 당시 내부 혼란 속에서 경쟁사 대비 열위한 경영성과를 보였던 그룹의 체질을 개선하고 KB국민은행과 KB금융그룹을 ‘리딩뱅크’, ‘리딩금융’에 올려놓았다. 체계적인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정착시켜 안정적인 지배구조도 마련했다. 윤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는 양 신임 회장은 전임자가 구축한 성과 위에서 KB금융을 한 단계 더 도약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양 신임 회장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로 KB금융의 비은행 강화를 이끈 일등공신이다. 전반적인 포트폴리오가 갖춰진 만큼 앞으로 M&A 대상은 금융기관에만 국한되지 않고 비금융 분야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은 업계에서 자본비율도 높고 여력도 있다”며 “양 신임 회장이 비은행계열사 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을 정상화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KB금융이 인수할 당시 부실은행이었던 부코핀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부실채권이 오히려 늘어났고 2020년(-434억 원), 2021년(-2725억 원), 2022년(-8020억 원), 올해 3분기(-957억 원) 등 적자가 지속돼 왔다. 정상화가 되기까지는 손실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신임 회장은 빠른 시일 내 부코핀을 정상화시킬 계획이다. 영업인력과 체계를 재정비해 부코핀이 디지털에 강점이 있는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캄보디아에서는 선전하고 있다.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와 ‘KB캄보디아은행’을 합병해 지난 9월 출범한 ‘KB프라삭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173억 원을 기록했다. 앞으로 KB부코핀 흑자전환, 기존 해외점포 성장, 해외 M&A 추진을 통해 글로벌 수익 비중을 13%(2022년·KB부코핀 제외)에서 2030년까지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디지털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시중은행 중 최초로 월간 활성이용자수(MAU) 1000만을 돌파한 KB스타뱅킹(비대면 채널)과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따라올 수 없는 전국 영업망(대면 채널)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양 신임 회장의 복안이다.

내부통제 시스템이 있어도 안심할 수 없는 금융사고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8월 내부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127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확인됐다. 해마다 반복되는 은행권의 금융사고로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내부통제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됐다. 내부통제는 임직원의 윤리의식도 중요하지만 모든 시스템이나 프로세스 과정에서 자동화되고 체크가 되도록 체계화되어야 한다는 게 양 신임 회장의 구상인데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해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전환되는 그룹의 주요 CEO 인선과 조직개편도 관심이다.

현재 KB금융 주요 계열사 CEO 10명이 올해 12월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서남종 KB부동산신탁 대표,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다.

금융권에선 그룹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이재근 행장 연임 가능성을 예상한다. 국민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8554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5506억 원) 대비 11.95%(3048억 원)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인 순수수료이익은 8661억 원으로 전년 동기(8263억 원) 대비 4.8%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3분기 누적 7조3319억 원으로 7조원을 넘어섰다. 이 행장이 비은행장 출신 양종희 신임 회장을 뒷받침해줄 인물로 평가되는 점에서도 연임론에 무게가 실린다. 윤종규 회장도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행장 경험이 없는 당시 양종희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는 것에 대해 “이재근 행장이라는 아주 든든한 버팀목, 은행을 잘 경영하고 있는 CEO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요구에도 화답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 수장들이 최근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수익을 비판하며,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 대한 상생금융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하나은행과 신한금융이 각각 10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으나 금융당국은 탐탁지 않은 분위기라 KB금융은 지원수준을 놓고 고심해왔다.

금융권 전문가는 “윤종규 회장이 KB금융을 리딩뱅크로 훌륭히 잘 이끌어주었다는 시장평가에 대해 전반적으로 동의한다”며 “양종희 신임 회장도 KB금융에서 자체적으로 구축된 내부 경영승계프로그램에 의해 선출된 만큼 KB금융의 이념(세상을 바꾸는 금융)을 잘 펼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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