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신화에 트로이의 공주 ‘카산드라’가 등장한다. 아폴론 신이 그녀의 미모에 흠뻑 빠져 구애를 했다. 하지만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안달이 난 아폴론은 그녀에게 신의 영역에 속하는 능력을 주어 꼬드겼다. 자신의 구애를 받아들인다면 그 댓가로 탁월한 예언 능력을 주겠다고 한 것이다. 덕분에 카산드라는 아폴론의 청혼을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카산드라는 끝내 혼인 약속을 저버렸다. 이에 분노한 아폴론 신은 카산드라의 통찰력과 예지력에서 ‘설득력’을 제거해 버렸다. 결국 카산드라가 “트로이의 목마가 성 안으로 들어오면 트로이는 멸망할 것”이라고 정확히 예언했지만 그녀의 말에 누구도 귀 기울지 않았고 그렇게 트로이는 멸망한다. 여기서 유래된 말이 카산드라 콤플렉스(Casandra Complex)이다.
이후 이 말은 ‘예언이 맞기는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혹은 믿고 싶지 않은 상황’을 의미하게 되었다. 명백한 진실이지만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경우를 지칭한다. 최근에는 부정당할 것이 예상되면 외면하는 현상으로도 확대 해석된다. 진실을 얘기해도 외면당하는 현실을 통칭하기도 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