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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가맹사업 접은 LG생건, ‘H&B스토어’로 실적 반전 가능할까

더페이스샵·네이처컬렉션 가맹점, 406곳의 90%가 물품 공급 계약 전환
타사 제품 취급 가능해져...올리브영과 운영 방식 동일
H&B스토어 형태, 로드숍 사업 타개책될지는 미지수

입력 2023-11-29 15:17 | 신문게재 2023-11-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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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네이처컬렉션.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로드샵 브랜드 네이처컬렉션 매장.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자사 화장품만 취급하던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의 가맹 사업을 완전히 접고, 헬스&뷰티(H&B) 편집 스토어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타사 제품도 판매할 수 있도록 계약 변경을 추진하면서 가맹점 상생은 물론, 새로운 유통 채널을 구축해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건은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 등 406곳 가맹점을 상대로 계약을 해지하고 이를 물품 공급 계약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LG생건이 지난달 31일자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의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까지 물품공급으로 계약 변경을 완료하거나 자진 폐업한 비율은 전체 더페이스샵, 네이처컬렉션 가맹점 406곳 가운데 90% 가량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0%인 40여곳에 대해선 지난 7월부터 4개월째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계약 관계를 단순 물품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면 그동안 LG생활건강의 화장품만 판매할 수 있었던 가맹점들은 다른 브랜드의 화장품도 자유롭게 취급할 수 있게 된다. 국내 대표 H&B 멀티 편집숍인 올리브영처럼 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 LG생건은 계약 변경 시 가맹점주들에게 인테리어 개선 비용과 12개월간 매장 임대료 50% 등 조기 정착 비용을 지원하는 보상안을 제시했다. 또한 앞으로 2년간은 현재의 프로모션·정책 운영 방식을 유지하고, 계약 변경 없이 사업 철수를 하는 경영주들에게는 제품 폐기·반품 지원, 3개월분의 임대료 대납 등의 보상 방안을 제시했다.

LG생건이 가맹사업을 철수하는 이유는 국내 화장품 시장이 H&B 멀티 편집숍과 온라인 쇼핑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로드숍 브랜드가 설자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행태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로드숍 브랜드들은 존폐 위기에 처했다. 반면 H&B 대표 브랜드인 CJ올리브영 매장 수는 2019년 1246개에서 지난해 1298개로 늘어났다.

LG생건의 화장품 사업 역시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액은 67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88% 감소했다.

이에 LG생건은 수익성 회복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국내 가맹사업은 H&B스토어로 전환을 통해 부진을 타개하고, ‘더 후’, ‘C&P’ 등 럭셔리·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으로 면세점과 온라인 채널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LG생건의 H&B스토어 진출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CJ올리브영이 이미 H&B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혔기 때문이다. 경쟁사였던 GS리테일이 운영한 랄라블라는 실적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H&B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롯데쇼핑이 전개한 롭스도 100여개에 이르던 매장을 모두 정리하고 현재는 롯데마트 내에 ‘숍인숍’ 형태의 12개 매장만 운영 중이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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