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석유화학 · 정유 · 가스 · 전력

'신사업 발목 규제 해소'…정유·화학업계 '열분해유 시장' 활기

제조공정에 재활용 원료 투입 허용하는 석유사업법 개정안,법사위·본희의 의결 앞둬

입력 2023-11-30 06:42 | 신문게재 2023-12-01 5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보도사진(9)
(왼쪽 여섯번 째부터)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한덕수 국무총리,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성민 국회의원이 지난 15일 울산시 남구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에서 ‘울산 ARC 기공식’의 첫 시작을 알리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국내 정유·화학사가 제조공정에 재활용 원료를 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첫 단추를 끼웠다. 탄소절감 차원의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던 정유·화학업계가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23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석유사업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현행 석유사업법에 따르면 석유정제공정에는 석유 외의 원료 투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등 우회로를 찾았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란 비닐 등 폐플라스틱을 고온으로 가열해 만든 인공 원유로, 화학적 재활용 기술 중 하나다. 후처리 과정을 거쳐 나프타와 같은 석유화학 제품으로 만든 뒤, 정제공정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버려지거나 소각하던 폐플라스틱을 다시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순환경제를 구축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업계에서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기준으로 한 전 세계 화학적 재활용 시장 규모를 2020년 70만톤에서 2030년 330만톤 까지 연평균 17% 이상 성장할 수 있는 산업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정유사는 물론 SK지오센트릭, LG화학 등 화학사들도 열분해유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대목 역시 이같은 성장성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3월 충남 당진에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을 착공했다. 내년까지 총 3100억원을 투자, 석문국가산업단지에 초임계 열분해 공장과 에어로젤 공장을 짓는다는 방침이다. 초임계 열분해는 온도와 압력이 물의 임계점을 넘어선 수증기 상태의 특수 열원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기술이다.

최근 울산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울산 ARC) 착공에 들어간 SK지오센트릭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한데 모은 울산 ARC에 투입될 자금은 총 1조8000억원이다. 오는 2025년 말 울산ARC가 가동되면 열분해유 처리량만 연간 6만6000톤에 달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정유업계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SAF는 폐식용유, 식물성오일 등 폐기물을 원료로 재활용해 생산한 친환경 항공유다. 원유에 기반한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어 항공과 정유업계가 최근 눈을 돌리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약 1조원에 불과하던 전 세계 SAF 시장 규모는 2025년 13조원, 2027년 2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