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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극단적 저염식은 심장기능 떨어뜨릴수도

한국 식습관은 고염식이 여전히 문제

입력 2017-03-16 07:00 | 신문게재 2017-03-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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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고혈압 환자는 소금 섭취를 2g 이내로 줄여야 하지만 저염식을 너무 오래하면 드문 확률로 고지혈증이 악화될 수 있다.

 

짠맛을 내는 소금은 고혈압 등 각종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주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혈압 환자에게 하루 소금 섭취량을 5g(나트륨 2000㎎)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최근 몇 년 새 나트륨을 너무 적게 먹으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돼 의료계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나트륨은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물질로 혈액에 약 0.9% 농도로 녹아 있다. 소금은 세포막 사이의 전위차(막전위)를 유지해 물질수송에 관여하고 체액의 삼투압기능을 조절한다. 삼투압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세포가 제대로 된 형태를 이루고 불필요한 물질을 체외로 배출시킬 수 있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해 혈중나트륨 농도가 올라가면 이를 묽게 하기 위해 더 많은 수분이 혈액으로 들어간다. 이 때 혈액량이 증가하면서 혈관은 더 많은 압력을 받아 혈압이 상승한다. 결국 혈관 내벽의 압력이 올라가고 딱딱해지면서 탄성을 잃어간다. 혈관 신축성이 떨어지면 혈관 내벽에 상처가 나고 혈전이나 면역세포 등 찌꺼기가 쌓여 동맥경화가 악화될 수 있다.

나트륨은 대사증후군 위험도 높인다. 김동준 인제대 일산백병원 교수팀의 연구 결과 소변을 통한 하루 나트륨 배출이 5461㎎ 이상인 남성은 2300㎎ 미만인 남성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1.7배 증가했다. 소변 배출 나트륨량은 섭취량과 비례한다.

하지만 심장병 환자는 극단적인 저염식을 지속할 경우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2011년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실린 연구에서 마르틴 오도넬 캐나다 맥마스터대 교수팀은 7년간 심장병 환자 2만8880명을 대상으로 하루 동안 소변으로 배출되는 나트륨량과 사망률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사망률이 가장 높은 그룹은 하루 나트륨 배출량이 8g 이상인 군이었고 2g 미만인 군이 뒤를 이었다. 사망률이 가장 낮은 것은 하루 나트륨 배출량이 4~6g인 군이었다.

나트륨 섭취가 너무 적으면 몸에서 체액량을 잘 조절하지 못해 혈액량도 줄어든다. 심장병으로 심장의 수축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나트륨이 부족할 경우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긴다.

또 고혈압 환자는 소금 섭취를 2g 이내로 줄여야 하지만 저염식을 너무 오래하면 드문 확률로 고지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팀이 고혈압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하루 나트륨 섭취를 1.38g으로 제한했더니 고지혈증 지표인 혈중 지방단백질·염증 수치가 올라갔다. 나트륨이 혈액 속에 있는 지방이 필요한 곳으로 옮겨가도록 돕’는데, 체내 농도가 너무 낮으면 지방이 제대로 옮겨가지 못해 고지혈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대다수 의사들은 이들 연구방식에 문제가 있으며 나트륨은 적게 먹을수록 좋다고 반박한다. 2014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에선 가장 정확한 나트륨 측정 방법은 24시간 동안 소변을 받는 것인데 일부 연구는 설문조사로 대체하거나 특정 시간대에만 소변을 검사해 오류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나트륨 섭취량이 많은 한국에서 저염식 부작용은 ‘기우’일 뿐이다. 김 교수는 “한국 성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5095㎎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하루 나트륨 섭취량(2000㎎)보다 2.5배 더 많다”며 “나트륨 섭취 및 배출이 증가할수록 대사증후군의 주된 요인인 인슐린저항성이 높아지므로 혈압 상승 및 대사증후군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저나트륨 식사를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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