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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이유 없는 두통·입마름, 소금 섭취부터 줄여보자

외식문화에 익숙한 젊은층, 미각장애·나트륨중독 … 두통 발생률 3배

입력 2017-06-08 07:00 | 신문게재 2017-06-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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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짠 음식이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몇 년전부터 ‘나트륨 줄이기’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온 식습관을 고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여전히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의 두 배인 3871㎎에 달한다. 외식문화에 익숙한 10대 청소년과 20~30대 젊은층은 이미 맵고 짠맛에 미각이 중독돼 스스로 얼마나 짜게 먹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짠 음식을 먹으면 뇌 중추에서 쾌락호르몬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분비돼 쾌감을 느끼게 되고, 이런 식습관이 지속되면 마약처럼 중독될 수 있다. 게다가 짠맛은 뇌로 전달되는 속도가 빨라 중독되기 쉽다. 보통 음식이 입으로 들어오면 미뢰에 있는 미각세포가 맛 신호를 만들어 뇌로 보내고, 뇌는 이로써 음식의 종류와 맛을 지각해 머릿속에 입력한다. 짠맛은 이런 과정이 다른 맛보다 빠르게 진행돼 더 자주, 더 많은 나트륨을 원하게 된다.

짜게 먹는 습관이 반복되면 소금이 듬뿍 들어간 음식을 먹어도 스스로 짜다고 체감하지 못하는 미각장애 또는 미각중독이 올 수 있다. 미각세포가 강한 자극을 받아 뇌의 신경세포에 전달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나타난다. 이밖에 후각에 문제가 생겼거나, 아연·엽산이 부족하거나, 갑상선기능저하증·당뇨병 등을 앓으면 미각이 현저하게 저하된다.

상대적으로 외식이 잦은 젊은층은 미각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남성은 고혈압 위험 요소인 나트륨 과다섭취, 흡연 면에서 여성보다 더 취약하다”며 “2015년 국민영양조사 결과 30~40대 남성은 나트륨 목표섭취량 대비 섭취율이 268%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짜게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각장애 나트륨중독 소금중독
짜게 먹거나, 후각에 문제가 생겼거나, 아연·엽산이 부족하거나, 갑상선기능저하증·구강건조증·쇼그렌증후군·당뇨병 등을 앓으면 미각이 현저하게 저하될 수 있다.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습관화하면 40대가 채 되기도 전에 몸 곳곳이 고장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를 막으려면 짜게 먹을 때 나타나는 행태나 증상 등을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예컨대 맛 보기도 전에 음식에 소금 또는 간장을 뿌리거나, 찌개·라면 등의 국물을 다 먹거나, 싱거운 음식을 먹을 때 속이 메스껍고 기운이 없다면 이미 소금중독일 가능성이 높다.

어느 순간부터 원인 모를 두통이 나타난다면 나트륨 섭취를 줄여보는 게 좋다. ‘영국의학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혈압이 같다는 조건 아래 하루에 나트륨 섭취량이 3500㎎인 사람은 1500㎎인 사람보다 두통 발생 확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억력이나 집중력 감퇴도 소금 과다 섭취는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평소 식사 후 입안이 자꾸 말라 물을 찾거나 화장실을 자주 간다면 당장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 나트륨 함량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인체는 자연적으로 소금과 수분의 균형이 흐트러졌음을 인식, 갈증을 유발해 물을 많이 마시도록 유도한다. 또 신장이 소금을 체외배출시키는 과정이 촉진한다.

잃어버린 미각을 되찾고 짠 음식을 피하려면 최소 1주일 이상 싱겁게 먹는 게 좋다. 미뢰 미각세포들은 약 1~3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새 세포로 대체된다. 이때 짠맛을 느껴 본 세포까지 죽으면서 미각이 점차 살아나게 된다. 약 3개월 이상 싱거운 식단을 유지한다면 소금중독 또는 미각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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