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기자회견 하고 있다. (연합) |
24일 시사저널은 “반기문 총장이 2005년 외교부 장관시절 박연차 회장에게 20만 달러를 받았고 유엔사무총장 취임 이후 2007년에도 3만 달러 정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5년 5월 한남동 외교부 공관에서 열린 응우옌 지 니엔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을 환영 만찬에서 주한 베트남 명예총영사 자격으로 참석했던 박 전 회장은 20만 달러를 반 총장에 줬고, 2007년 초에는 반 총장이 취임 후 뉴욕에서 만나 ‘사무총장 취임 축하 선물’로 3만 달러를 건넸다.
시사저널은 이 같은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박 회장 지인의 말을 인용해 “박 회장이 나에게 직접 했던 말 ”이라면서 “만찬 당시에는 공관에 먼저 도착해 당시 반 장관 사무실에서 20만 달러가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고 반 장관에게는 거마비로 등으로 쓰라는 말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증언들은 사정당국에서도 나왔다고 시사저널은 밝혔다. ‘사정 당국 핵심인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주자로 나오면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상당히 험난할 것”이라며 ‘반 총장의 돈 문제’를 거론했다고 적었다. 또 이 인사는 “반 총장이 외교부 장관 시절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았다”며 “분명한 팩트”라고 강조했다.
박 전 회장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중 한명이다. 2008년 세종증권과 농협 자회사 휴켐스 매각·인수 과정에서 290억원의 세금을 탈루하고 사업과 관련된 정·재계 인사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
2009년 11월 이명박 정부 당시 지병을 이유로 보석이 허가됐지만 1년 7개월 뒤 재수감돼 남은 형기를 채웠다. 2004년 만기 출소한 박 전 회장은 현재 베트남 등에서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회장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 시사저널에 보낸 답변에서 “돈을 건낸 적도 없고 수많은 인원이 모이는 만찬 자리에서 일찍 갈 수도 없으며 이런 자리에서 현찰을 건넸다는 주장이 나왔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태현 기자 newt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