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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파일럿 테스트' 마중물로 블록체인 확산 나선 기업들

입력 2019-01-30 07:00 | 신문게재 2019-01-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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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절차 상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업무의 투명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인 분산원장을 비롯한 기술 혁신이 향후 10년간 세계 무역에 1조 달러에 이르는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기대감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산업계 전반에 확산되기까지는 장기간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래 전에 구축돼 운영되고 있고 있는 각 기업들의 IT 인프라는 현재 블록체인이 지향하고 있는 ‘탈중앙화’와 정반대의 개념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각 사가 보유한 데이터센터의 애플리케이션 서버는 전국 모든 클라이언트의 요청을 받아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집된 정보 역시 센터 내부의 데이터베이스 서버가 일괄적으로 수집하고 있다. 이처럼 전통적으로 유지돼 온 체계를 한번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기업들은 일단 소규모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블록체인 기술의 경험치를 축적하고 나섰다.


◇LG화학, 코발트 생산·공급과정에 블록체인 도입…신뢰도·투명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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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생산하는 전기차용 배터리 제품(사진제공=LG화학)

 

최근 LG화학은 IBM, 포드자동차, 중국 화유코발트, 영국 RCS글로벌 등 5개사와 함께 분쟁광물인 코발트의 공급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합의했다.

코발트는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 전자제품의 이차전지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채굴 과정에서 아동 노동 착취 등 사회적인 문제가 빈번하자 배터리·전기차 제조사 등 글로벌 기업들의 윤리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코발트 생산에서부터 전자제품 제조에 이르는 전 과정을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해 공유함으로써 공정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이에 화유코발트의 콩고민주공화국 내 광산에서 채굴된 코발트가 LG화학의 공장을 거쳐 포드자동차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게 됐다.

화유코발트와 LG화학, 포드자동차는 원재료 조달 및 제조 과정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IBM은 블록체인 플랫폼에 해당 데이터를 분산 저장해 조작 및 해킹 가능성을 차단한다. RCS글로벌은 천연자원 공급망을 추적하는 전 과정을 검토·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각 기업들은 이달부터 플랫폼을 도입해 약 6개월간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프로젝트 결과에 따라 정식 플랫폼을 구축하고 코발트 외 다른 광물로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서버·개발 비용 단축…KT 클라우드 기반 Ba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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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직원이 클라우드 기반 KT BaaS 플랫폼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KT)

 

이달 KT는 국내 기업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플랫폼을 사내 서비스에 적용했다. KT BaaS는 별도의 서버 구축 없이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유클라우드’에 블록체인 노드를 자동으로 구성해준다.

이에 기업들은 서버 구축 비용 절감은 물론 블록체인 적용과정 생략에 따른 개발 기간 단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전문 개발자 없이도 블록체인의 주요 특징인 스마트 계약을 쉽게 구현·활용 할 수 있도록 돕는 전용 API(프로그램 간 연계기능)와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보장하는 관제 기능을 제공받는다.

KT는 이번 BaaS 플랫폼 개발을 계기로 마이크로소프트, IBM, 아마존 등 해외 주요 IT 기업들과 블록체인 BaaS 경쟁에 합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KT는 사내에 BaaS 플랫폼을 1차로 적용했다. 이어 다음 달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올해 3월에는 블록체인 개발을 원하는 외부기업들을 대상으로 정식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업무 효율성 높여라’…신한은행의 블록체인 금융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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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한국암웨이와 디지털 생활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내용에는 블록체인 기반 ‘암웨이 월렛’ 서비스 구현 등이 포함돼 있다.(사진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은행 업무 전반에 적용하기 위한 금융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금융권 최초로 이자율 스왑(IRS) 거래 체결 과정에 블록체인 기술 도입 후 상용화에 성공했다.

외부기관과 데이터 공유·검증이 필요한 업무를 많이 수행하는 금융공학센터, 외환사업부, 금융결제부, 업무혁신본부, 투자자산수탁부 등을 대상으로는 2018년 3월부터 블록체인 교육 및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20여 차례 시행된 교육·컨설팅에는 부서장, 실무자 등 400여명의 관련 부서 직원들이 참여했다. 교육·컨설팅 내용을 바탕으로 각 부서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들을 도출해냈다. 신한은행은 수출입금융, 외부기관 연계 여신상품 등 외환·여신·파생상품·채권·신탁·연금업무와 관련해 수집된 10여개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뒤 기술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메인넷 출시 목표…파트너사 확장 나선 카카오 클레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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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클레이튼이 공개한 2차 초기 파트너(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의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은 최근 왓챠, 자나두 등 대규모 이용자 기반 서비스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해 올해 상반기까지 사용자들에게 대중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메인넷을 오픈하겠다는 전략이다.

파트너사 중 하나인 ‘콘텐츠 프로토콜’은 450만 이용자를 확보한 영화 추천 서비스를 운영 중인 왓챠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왓챠플레이에서 이뤄지는 추천, 평점, 리뷰 등의 이용자들의 활동 내역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향후에는 영상 뿐 아니라 음악, 전자책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플랫폼들과 협력해 블록체인 기술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2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중국의 럭셔리 여행 전문 여행사 자나두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아틀라스’도 클레이튼을 통해 제공된다. 아틀라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여행 데이터 플랫폼으로 고객, 여행사, 항공사, 호텔체인 등을 통해 여행 경험 데이터를 수집한 뒤 신뢰할 수 있는 해외 여행 상품 정보를 제공한다. 조만간 글로벌 여행 업계의 데이터 순환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보라’의 개발사인 웨이투빗도 클레이튼에 참여했다. 현재 웨이투빗은 네시삼십삼분(4:33), 액션스퀘어, 팩토리얼 게임즈, 썸에이지 등 국내 주요 게임 개발사들을 포함해 20여곳이 넘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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