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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김광현 ‘기대반 우려반 2020 시즌’… 현지 매체들 ‘피홈런’,‘투 피치’ 지적

입력 2019-12-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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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8년차 류현진의 새로운 도전…'캐나다·...
올해 메이저리그 평균 자책점 1위에 빛나는 류현진은 캐나다 토론토를 홈으로 사용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간 8000만달러 조건에 합의했다. 사진은 류현진의 토론토 계약을 알린 MLB 인스타그램. 연합뉴스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뛰는 류현진과 김광현에 대해 장미 빛 전망 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FA(자유계약) 대박을 터트린 류현진의 경우 이적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부진한 타격과 타자친화적 경기장이 걸림돌로 거론되고 있고,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평균 구속의 직구와 슬라이드라는 투 피치 패턴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류현진의 새 보금자리인 토론토는 강타자가 즐비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서도 하위권이다. 투수가 타석에 서는 내셔널리그(NL)와 달리 지명타자 제도가 있어 타자 9명 모두를 전력으로 상대해야 한다.

잠시 토론토에서 뛰었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은 동부지구에서도 류현진이 제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에서 뛰게 될 류현진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AL 타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큰 스윙을 하는 만큼 류현진의 체인지업 등 떨어지는 변화구와 영리한 경기 운영능력으로 볼 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아무리 공을 잘 던져도 동부지구에서 3년 내리 승률 5할 이하의 성적을 내는 토론토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올 시즌 리그 중위권인 평균자책점(4.79)은 류현진의 가세로 상당 폭 올라가겠지만, 1년 내내 상대해야 할 팀이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 타격이 막강한 팀들이라 불안감이 클 수 밖에 없다.

토론토 홈 구장은 홈플레이트와 펜스가지 거리가 짧아 홈런 공장이라는 얘기가지 듣는다. 좌우 펜스까지 100m, 가운데 펜스까지가 122m에 불과하다. 돔을 씌웠을 때는 홈런이 더 많이 나온다. 결국 류현진과 우완 태너 로어크, 체이스 앤더슨 등 새로 보완된 선발진이 얼마나 활약하느냐가 관건이다.

더 큰 문제는 타력이다. 토론토의 올해 전체 팀 타율은 0.236에 그쳤다. 아메리칸리그 15개 팀 중 최하위다. 홈런은 제법 때려내지만 안타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짜임새가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다. 실제로 토론토는 올해 리그 5번째인 247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팀 득점은 726점으로 순위가 리그 12위에 그쳤다.

전형적으로 홈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공격 성향 때문에 세밀한 야구에 약한 것이다. 특히 올해 스토브 리그에서 토론토는 타자 부문에서 아직은 뚜렷한 스카우트 실적이 없어 내년 시즌 류현진의 어깨는 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김광현 입단을 알리는 세인트루이스 트위터<YONHAP NO-2131>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공식 트위터가 지난 18일(한국시간) 김광현의 입단을 알리고 있다. 김광현은 이날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구단 입단 기자회견에 주인공으로 참석했다. 연합뉴스


내년 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김광현은 ‘투 피치’의 한계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대 과제라는 지적이다. 새로운 구종을 개발하지 않을 경우 메이저리그의 강력한 타선을 지배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의 세인트루이스 담당 야구기자 데릭 굴드는 24일(현지시간) 팬들과의 인터뷰에서 “투 피치 투수인 김광현이 긴 이닝을 던지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다수 현지 언론들도 김광현을 전형적인 ‘투 피치 피처’라고 판단하고 있다. 시속 150km에 약간 못 미치는 직구 구속을 명품 슬라이더로 보완할 수 있겠지만, 타자들의 눈에 익숙해질 경우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광현에게 선발 보직을 맡기는 것을 주저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김광현은 한국에 있을 때 슬라이더의 변종 구질을 꾸준히 연마해 왔다. 기존의 빠른 슬라이더와 달리 느린 슬라이더와 다른 방향으로 꺾이는 슬라이더 등을 간간히 실전에서 시험해 왔다. 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김광현이 투심이나 커브 등 새로운 구종 연마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 점에서 박찬호, 류현진 등 한국 투수들의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도왔던 허샤이저 같은 특급 도우미 멘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광현은 현재 팀의 4선발 또는 5선발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캠프에서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으면 중간 계투조로 편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본인은 “선발 투수가 최대 목표”라며 의욕을 불태우지만, 짧은 기간 동안 얼마나 새로운 구종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 지가 최대 관건이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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