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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갈등’ 막 내렸지만…분위기 수습·상속세 납부 과제 남았다

형제 측 승리로 분쟁 일단락…한미 측 전문경영인 입지도 관심

입력 2024-04-02 06:43 | 신문게재 2024-04-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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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두고 벌어진 모녀와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결국 형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주총 직전까지 서로를 향해 날을 세웠던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사내 분위기 수습과 가족 간의 갈등 봉합, 상속세 납부 등은 과제로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두고 벌어진 모녀와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결국 형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주총 직전까지 서로를 향해 날을 세웠던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사내 분위기 수습과 가족 간의 갈등 봉합, 상속세 납부 등은 과제로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지난달 28일 경기도 화성시 수원과학대학교 신텍스(SINTEX)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임종윤·종훈(사내이사) 전 한미약품 사장을 비롯해 형제 측이 주주 제안인 이사 후보 5명의 선임을 마쳤다. 반면,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회사 측이 제안한 후보 6명은 모두 선임되지 못했다. 향후 9명으로 구성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절반 이상(6명)을 임종윤·종훈 형제가 차지함에 따라 OCI홀딩스와의 통합도 최종 무산됐다.

형제 측이 경영권을 확보하긴 했지만, 여전히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송영숙 회장을 비롯한 4명의 송 회장 측 인물이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불편한 동거’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송 회장의 임기는 2026년 3월,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임종윤 사장은 상황을 의식한 듯, 주총 직후 “어머니와 여동생은 이번 일로 크게 실망했을 수도 있지만, 같이 가기를 원한다”며 갈등 봉합의 의지를 내비쳤다. 송영숙 회장도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다수의 새 이사진이 합류할 예정이어서 임직원들이 다소 혼란스럽겠지만, 한미에 바뀌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주총 이후 주말까지 말 그대로 ‘뒤숭숭한 날’을 보낸 만큼 어수선한 사내 분위기를 조기 수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 중에서도 박재현 한미약품 사장을 비롯한 전문경영인의 입지에 주목하고 있다. 박 대표를 비롯해 김나영·박명희·신성재·최인영 전무 등 주요 임원들은 주총 직전 OCI그룹과의 통합에 찬성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형제와는 완전히 갈라섰다.

앞서 임종윤 사장은 그동안 현 경영진이 주도적으로 회사를 운영한 기간 연구개발이 지연되고 핵심 인력들이 회사를 떠났다며, 경영권을 확보하면 회사를 떠난 주요 임원들을 다시 불러 모으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임 사장과 대척점에 섰던 기존 임원들의 대거 교체론이 대두된다.

상속세 납부 여부는 가장 큰 숙제로 꼽힌다. 송영숙 회장을 비롯한 한미그룹 총수 일가가 내야 할 상속세는 5400억원에 달하지만, 아직 절반가량을 납부하지 못한 상태다. 송 회장은 상속세 부담을 덜기 위해 지분 일부를 OCI그룹에 넘기는 방식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임주현 부회장은 주총 직전 통합을 반대하는 형제들에게 “상속세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대안과 자금의 출처를 밝혀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만큼 상속세 재원 마련이 그룹 전체에 커다란 짐이었던 셈이다.

반면 임종윤 사장은 “상속세를 낼 재원이 있다. 우리가 자금이 없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 상속세 재원이 문제가 되고 내 지분을 지킬 수 없다면 경영해선 안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 사장은 이에 더해 1조원 이상의 투자 유치와 바이오의약품 산업 진출을 통해 시가총액 200조원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에 여전히 물음표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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