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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고려거란전쟁' 김동준 "국가 리더의 자질? 당연히 '진심'이 국룰이죠."

[人더컬처] 김동준, KBS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 속 성군 현종役
"역사적으로 무지했던 나, 이 땅에서 값진 삶 살아야겠다 다짐"

입력 2024-03-18 18:30 | 신문게재 2024-03-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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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8 대왕 현종의 성장 서사를 담아낸 ‘고려거란전쟁’의 김동준. (사진제공=메이저나인)

 

역사 왜곡 논란, 감독과의 불화설 등 뒷말도 많았지만 공영방송다운 스케일과 감동이었다. 50주년 특별 기획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지난 10일 최고 시청률 1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역사적으로 국난을 슬기롭게 극복한 왕이라 평가받는 현종은 고려 태조 왕건의 손자인 왕순으로 불리던 어린시절 말고는 자세한 일대기가 알려져 있지 않다. 어릴 때부터 총명한 머리에 인자한 성격을 지녀 군왕의 자질에 부족함이 없었지만 목종(穆宗)의 모후인 천추태후와 그의 외척에 의해 강제로 승려가 되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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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거란 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담았다.(사진제공=KBS)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보컬에서 연기자로 착실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김동준에게 현종은 큰 선물이자 숙제였다. “진정한 왕으로 거듭나는 현종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연기자로 성장하는 나의 모습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했다”는 김동준의 말에서는 무게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드라마 종영 직후 브릿지경제와 만난 그는 “지금도 촬영장인 문경으로 가야할 것 같은 기분”이라며 아직도 역할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성장통(?)을 가늠하게 만들었다. 

22년간 재위한 현종은 지방 호족들의 멸시와 몽진(궁궐 밖으로 몸을 피함)의 설움 속에서도 내정을 정비한 최고의 성군으로 꼽힌다. 김동준은 “학교 다닐 때 역사 점수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눙치면서 “캐릭터를 공부하면 할수록 죄송한 마음이 너무 컸다. 내가 밟고 있는 이 땅은 그 분들이 아니었다면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강감찬 역할의 최수종과 강조 역할의 이원종, 양규 역할의 지승현 등 선배들도 입을 모아 “연기할수록 부끄럽고 책임감이 커진다”고 할 정도로 역사적으로 무지했던 자신을 탓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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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군 전역 후 배우로서 깊은 고민에 빠졌던 그는 “친구들에게 네가 생각하는 김동준은 어떤 사람이냐고 묻고 다닐 때 이 작품을 만났다. 연기적 고민이 클 때 제안받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사진제공=메이저나인)

 

“시청자의 입장에서 왕순은 왕으로 거듭나면서 성장이 보이는 역할이잖아요. 그 과정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픈 마음이 컸습니다. 연기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무엇보다 가슴이 뜨거워진 순간이 너무 많았어요. 이렇게 이루어진 나라에서 조금 더 값진 삶을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죠.”

32부가 방송되는 동안 잡음도 많았다. 초반엔 연기논란이 불거졌고 시청자 청원과 트럭 시위 등이 등장할 정도로 늘어진 전개, 역사왜곡 의혹 등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KBS가 ‘태종 이방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사극이자 270억원이라는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쏟아진 기대감은 매회 도배되는 뉴스면이 그 화제성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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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은 논란이 일었던 초반 연기조차 “돌아보니 현종 그 자체”였다는 반응을 보냈다. 왕가에 의해 목숨을 위협받던 왕순이 한 나라의 왕이 돼가는 과정을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사극 연기에 합격점을 받은 김동준. (사진제공=메이저나인)

 

이에 그는 “현종은 궐 밖에서 오래 생활했던 인물”이라며 “눈으로 본 백성들의 존재와 소중함을 가장 많이 아는 인물인 만큼 초반부터 왕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아니라고 봤다”고 자신만의 해석을 전했다. 무엇보다 사계절을 모두 겪은 촬영현장은 가수 출신으로 화려하게 살아온 그에겐 되려 힐링의 시간이었다. 사전제작이 아니어서 초 단위로 촬영이 이뤄졌지만 그 치열함은 또 한명의 아버지를 만들었을 정도로 김동준에게 의미가 크다.

“(최)수종 선배님은 NG를 전혀 안내세요. 발음이 꼬이거나 대사를 잊어버리는 일은 있을 수 없죠. 누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에 준비를 정말 많이 해갔어요. 매 순간 친구같고 아버지 같은 그 분을 보며 ‘현장이 이렇게 화기애애할 수 있구나’를 절감했습니다. 스태프들도 서로 기본 20년은 알고지낸 분들이라 제 나이 때 선배님이 어땠는지도 듣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때도 겸손하고 분위기 메이커에 선한 영향력의 아이콘이었다고 하시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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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을 고민 중이라는 그는 “어떤 연기적 변신을 할지 기대해 달라”는 말로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제공=메이저나인)

 

‘고려거란전쟁’은 10회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해 2023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최수종, 김동준)과 남자최우수상(김동준), 대상(최수종)을 휩쓸었다. 방송 중인 작품이 트로피를 가져가는 경우가 거의 사라진 분위기속에서 이 작품이 준 화제성을 증명한 것. 이에 김동준은 “무엇보다 커플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가장 기뻤다. 방송도중에 받은 상이라 긴장감이 확 올라오긴 했지만…”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시작부터 부담감이 컸지만 데뷔 때부터 제 가치관은 한결 같아요. ‘도전하지 않으면 얻을 수도 없다’는 겁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감내해야할 것이 있다면 하자는 주의거든요. 그런 과정이 없다면 이룰수 없다는 걸 이제 아는 나이기도 하고요. 변신을 두려워 하지 않고 뭐든 보여드릴 수 있는 역할이라면 도전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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