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ife(라이프) > 가족 ‧ 인간관계

[비바100] "저 한번 갔다왔어요" 돌싱들의 연애 "숨길 이유 없다"

[싱글라이프] "한번 갔다온게 어때서?" 돌싱들의 연애

입력 2016-11-23 07:00 | 신문게재 2016-11-23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이 시대 수많은 돌싱들은 외친다. 다시 자유롭게 연애 할 수 있는 싱글일 뿐이라고.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요즘 추세에 사별, 혹은 개인적인 이유로 돌싱이 된 이들의 연애는 과연 뭐가 다를까. 올해 초 돌싱만의 소셜데이팅 울림세상에서는 실제 이혼남녀 1183명(남: 777명, 여: 406명)을 대상으로 '내가 연애를 못하는 이유'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결과 돌싱녀는 "또 상처받기 두려워서"를 43.3%로 선택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돌싱남은 "경제력이 안돼서"가 22.4%로 1위를, "연애스킬이 부족해서"가 21.4%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돌싱들의 연애는 출산과 연애, 결혼을 포기하는 '삼포','칠포'세대 사이에서 단연코 '핫'하다.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6112201

 

 

◇ 이혼녀일수록 총각 만난다? 이해심+관심사 필수

이혼녀와 총각의 결혼은 TV드라마에 나올 정도로 흔한 소재다. 201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재혼 4쌍 중 1쌍은 이혼녀와 총각의 혼인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남자 초혼-여자 재혼’ 급증과 ‘연상 여자와의 결혼 증가’라는 자료는 신 결혼풍속의 흐름은 결혼횟수나 나이, 이혼사유 등 과거 결혼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들이 이제 그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박춘희씨(72)씨는 지난달 막내아들 K씨(39)의 혼사를 치렀다. 며느리는 아들보다 세살 많은 42살로 한번 이혼한 경험이 있지만 반대하지 않았다. 박씨는 “한번 갔다 왔으니 더 이해심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면서 “아들과 같은 계통에서 일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젊었을 때부터 연애보다는 피규어 수집을 비롯해 애니메이션에 빠진 아들은 든든한 직업이 있어도 여자들에게 인기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 K씨 역시 지금의 아내를 선배이자 깐깐한 직장 동료로만 여기다 비슷한 영화와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는 관심이 가게 됐다고 고백했다.

K씨의 아내는 “전 남편은 내가 키티를 좋아한다고 하면 면박주기 일쑤였다”며 “내 휴대폰 고리와 컴퓨터 바탕화면의 캐릭터를 알아봐주고 대화가 터진 지금의 남편이 아니었다면 연애 감정은 없었을 것”이라며 행복해 했다.

 

싱글라이프1
우아한 돌싱세계를 공개한 배우 최덕문.(사진제공=MBC ‘나혼자 산다’)

◇ 돌싱남이면 어때? 초식남 보다는 낫지!


외국계 홍보회사에 차장으로 근무 중인 B(36)씨는 업계에서 알아주는 미인이다. 그는 “수많은 남자들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며 ‘돈·학벌·외모’는 불필요 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B씨는 자신에게 부족한 2%를 채워주는 남자에게 끌린다며 요즘 만나는 이혼남에 대해 털어놨다.

“솔직히 이혼남이 심리적으로 덜 피로하고, 부담도 적어요. 출장에 야근까지 지쳐 있을 때 보채지 않는 성숙함에 일단 끌렸다. 뭔가 사람과의 관계에서 ‘여유’가 보였달까. 애달파하지 않고 적당히 거리감을 두는 것도 관계를 쉽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는 믿음이 갔죠.”

B씨가 꼽는 남자친구의 장점은 10살이나 연상이지만 정열적이고 인생 계획도 확실하다는 점이다. 첫 만남부터 이혼남인 것을 밝힌 것도 좋았고 지난 2년간 만나보며 느낀 연륜에서 오는 든든함도 B씨가 기대는 요소기도 하다. 비록 연봉이나 재력은 자신보다 못하지만 최근에는 그의 아들(8)과의 만남이 기다려질 만큼 진지한 관계를 생각 중이다.

 

싱글라이프
가수 보아의 돌싱녀 연기가 화제인 드라마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공식 포스터.(사진제공=JTBC)

◇ 또다시 결혼까지? 선택은 본인의 몫


한마디로 한때의 품절남 또는 품절녀들이 다시 결혼 시장에 나오고 있는 시대다. 마음이 맞고 조건이 맞으면 이들의 관계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게다가 요즘에는 일단 살아 보고 신고하겠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보니 결혼식을 올린 경험은 있지만 호적상으로는 미혼으로 남아 있는 이혼녀, 이혼남도 적지 않다. 반형수(38)·김애란(37)씨는 지난 달부터 동거상태에 돌입했다. 둘 다 싱글인 상태로 5년 넘게 생활하면서 각자의 생활이 확고했지만 살림을 합치는 걸로 합의를 봤다.

반씨는 “한번 해본 경험이 있다 보니 도리어 ‘이대로 연애만 해도 괜찮을까’란 생각이 들더라. 더 신중하자는 의미에서 자연스럽게 동거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김씨 역시 “아마도 첫 결혼 전이었다면 ‘동거’는 생각지도 못했겠지만 지난 주말에는 친한 친구들을 불러 집들이까지 했다”며 미소지었다.

두 사람은 과거 지인의 소개로 만났지만 두 번째 만남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서류상 깨끗(?)했기에 이혼경력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고 서로 노총각·노처녀로 알고 헤어졌다 얼마 전 ‘돌싱 카페’에서 우연히 재회했다. 두 사람은 ‘이혼’이라는 공통점이 도리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울림세상의 김정임 상담컨설턴트는 “좋아서 이혼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부분 사람들이 새로운 인연 앞에서 다시 상처받기 두려워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 재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보편화됐고 보다 적극적으로 관계 맺기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