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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력 구매비용은 갈수록 커지는데 요금 인상 못해 '냉가슴'

8일 기준 계통한계가격 1kWh당 208.69원...역대 최고
국제유가 상승·전력수요 증가로 200원 돌파 가능성 커

입력 2022-02-10 14:27 | 신문게재 2022-02-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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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0개월 동안 국제유가와 육지SMP 비교. (자료출처=한국전력거래소)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전력도매가격(SMP)도 함께 치솟고 있어 한전의 적자 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0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지난 8일 기준 1kWh당 208.69원(가중평균)을 기록했다. 지난 4일 207.73원이던 역대 최고치를 나흘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170%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SMP는 한국전력이 발전공기업이나 민간 발전사에서 전력을 구매하는 가격으로, 최대 6개월의 간격을 두고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는다. 문제는 유가가 상승세라는 점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86.96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 4일(현지시각)에 배럴당 92.31까지 치솟기도 했다.

유가 상승은 국제적 상황에서 비롯되고 있다.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이 단기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국제 유가는 계속 오를 전망이다.

전력업계는 국제연료비가 SMP에 반영되는 시간을 고려할 때 이달 평균 통합 SMP는 1kWh당 2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역대 월평균 SMP의 최고치는 2012년 7월 185원이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전력 수요가 장 많은 시기가 2~3월이라 당분간 SMP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고치 역시 조만간 다시 경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MP의 상승으로 한전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전은 예산의 80%를 전력 구매에 사용하고 있어 구매 가격이 상승하면 실적 영향을 받는다. 연료비 가격은 급등하고 있지만, 전기요금은 계속 찍어 누르는 상황이 지속되면 한전의 적자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2020년 12월 전기요금을 연료비와 연동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됐다. 하지만 지난해 치솟는 물가 때문에 연료비가 올랐음에도 전기요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 1분기 역시 같은 이유로 전기 요금을 동결했다. 전문가들이 올해도 한전의 대규모 적자를 예상하는 이유다.

지난해 9월(연결기준) 한전의 부채는 138조1990억원이다. 현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말 104조7864억원의 부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 34조원 가량 급증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1분기 한전이 1조 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전의 올해 적자가 최대 1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인 한반도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탈원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한변은 “매년 수조원 대의 영업이익을 냈던 한전에 막대한 적자를 초래했다”며 “한전은 발전단가 상승에 따른 재정부담을 견디다 못해 최종 전기 소비자인 국민에게 전가했다”고 밝혔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4월과 10월 두 차례 요금 인상이 계획됐지만 치솟는 에너지 가격에 비교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연료비 상승 상황을 고려할 때 하반기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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