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방송·연예

[人더컬처] 앞으로 읽어도, 뒤로 읽어도 '우리의 선택은' 이.상.이

넷플릭스 '사냥개들'속 아웃복서 역할 위해 "왼손 투혼 불살라"

입력 2023-07-10 14:27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이상이1
넷플릭스 ‘사냥개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이상이.(사진제공=넷플릭스)

 

조금 전 링 위에서 자신을 K.O시킨 녀석이 해맑게 말을 걸어온다. 사실 챔피언 벨트의 주인은 누가봐도 자신밖에 없었다. 단 한 명만 이기면 되는 마지막 경기. 넷플릭스 ‘사냥개들’속 우진(이상이)은 기고만장하다. 극중 해병대 출신의 우진은 특유의 헝그리 정신으로 복서가 됐다. 불가능은 없다는걸 뼈에 새긴 채, 거친 수컷들의 세상에서 살아남았다. 자신을 가뿐하게 제압한 건우(우도환)은 그에 비해 지나치게 FM적이다. 상금이 1000만 원이나 되는데 모두 엄마를 주고 자신과는 5만 원 한도에서 고기를 사먹겠단다.

‘사냥개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삶이 어려워진 소상공인의 이야기를 담아 현실성을 더했다. 극중 건우의 엄마도 경영이 어려워진 카페를 살리기 위해 대부업체의 손을 빌렸다가 거침없는 빚에 시달린다. 브로맨스에 특화된 연출력을 발휘하는 김주환 감독은 “누아르의 어두운 서사와 브로맨스가 충돌하면서 좋은 시너지가 났다”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는데 그 중 이상이의 역할이 상당하다. tvN ‘갯마을 차차차’, KBS2 ‘한번 다녀왔습니다’ 등에서 보여준 친근한 이미지가 언뜻 보이는가 싶다가도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 속 이상이는 유난히 사납고 뜨겁다.

 

이상이3
집안의 돌림자인 ‘상’에다 둘째 아들이라 ‘이’라는 평범한 이름이 됐다는 그는 “앞뒤로 불러도 같은 이름덕을 많이 보는 편”이라고 미소지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무엇보다 뜨거운 심장을 지닌 복서 우진은 이상이에게 ‘마음을 비우는 법’을 체험하게 해 준 작품이다. 지난달 초 공개된 후 글로벌 넷플릭스 1위에 오르며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촬영 도중 김새론의 음주운전 논란으로 ‘주연배우 리스크’란 암초에 부딪힌 것.결국 후반부는 새로운 시나리오로 방향을 틀었고 그 기간 동안 이상이는 프로 복서의 몸을 만들며 때를 기다렸다.

“그간 제 역할이 대부분 따스하고 말랑거리는 캐릭터라 대중의 사랑이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액션도 잘하고 탄탄한 몸을 가졌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달까요. 감독님이 대본은 수정되지만 촬영은 계속된다고 해서 한달 정도 몸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훈련을 열심히 받았습니다. 확 달라진 액션 연기가 후 반부에 나오는데 정말 뿌듯했어요.”

데뷔 이후 77kg 정도였던 체중은 체지방 7%를 유지하기 위해 71kg로 줄였다. 이후에는 불법 사채업자와의 싸움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벌크업을 하며 몸을 키웠다.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만큼 극중 이상이가 보여주는 연기 스펙트럼은 극와 극을 오간다.

복싱 유망주 출신으로 빨간 해병대 반바지만 입고 잘 다듬은 듯한 근육질 몸을 드러내며 주먹으로 타이어를 때리는 장면에서는 눈빛에서 투지가 불타 오른다. 특히 정 많고 강인한 체력을 지닌 우진은 매 순간 오지랖을 발휘하지만 그 모습이 결코 밉지않다. 캐릭터의 8할이 실제 이상이가 가진 긍정적인 성격과 맞닿아 있음을 가늠하게 만든다.

이상이2
공개 이후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시청시간 1위까지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는 ‘사냥개들’공식 포스터.전 세계 83개 국가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사진제공=넷플릭스)

 

“감독님이 저에게 ‘건우가 착하긴한데 좀 답답하기도 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상황에서 옆에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배우를 원한다’며 대본을 주셨어요. 전작인 ‘청년경찰’의 팬이기도 하고, 그 말을 들으니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달까요. 원래 오른손잡이인데 왼손잡이 복서로 훈련받는게 쉽지 않았지만 도전하길 잘 한 것 같아요.”

그가 맡은 아웃복서는 발이 빠르고 팔이 긴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상이는 “치고 빠지는 동작을 집중적으로 훈련받았다. 그 전에는 멋진 몸을 위한 운동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출발부터가 달랐던 것”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개봉 후 전세계를 통해 쏟아지는 반응도 고무적이지만 ‘전설의 10학번’이라 불리는 김성철, 김고은, 박소담등 대학 동기들의 반응도 대부분 ‘몸 잘 만들었다’,‘고생이 보인다’, ‘준비 많이했네?’등 친근함에서 비롯된 격려 일색이었다.  

 

이상이
이상이는 “그전까지는 헬스를 취미 삼아했다면 단순히 예쁜 몸이 아닌 전문적인 운동으로 근육을 만들었다”며 남달랐던 준비과정을 밝혔다. (사진제공=넷플릭스)

 

그는 “서로 자주 연락은 안해도 작품을 보며 서로의 근황을 지지해주는 친구들 ”이라면서 “사실 09학번만 해도 박정민, 변요한, 임지연등 유명한 동문들이 많다. 다들 학교에서 배운 대로 열심히 하는것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이상이는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인 디즈니+ 드라마 ‘한강’에도 출연하며 열일행보를 이어간다.

“이 작품을 통해 알게됐는데 복서들은 서로 주먹을 주고받으면서 상대방에 대해 알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대중과 배우의 관계도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작품이 잘 돼야 그 안의 배우가 보이는거니까요. 늘 도전하는 배우로 기억되도록 열심히 변신해 보겠습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