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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뷰] 한국에도 이런 카액션이 가능해? 티켓값이 안 아까운 영화 '비공식작전'

김성훈 감독이 조련한 하정우X주지훈의 조합 기대이상의 재미
국격 상실했던 한국의 아픈 과거 정조준

입력 2023-07-1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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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
믿고봐도 좋을 조합은 두 배우를 두고 하는 말 같다.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패션을 소화하는 주지훈과 제 옷을 입은 듯 미주발령에 진심인 하정우의 모습이 영화의 완급을 조절한다. (사진제공=쇼박스)

 

시작이 좋다. 올 여름 극장가 각 배급사들이 선보이는 ‘빅 3’의 포문을 연 영화 ‘비공식작전’의 완성도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뭘 해도 중박 이상은 하는 쇼박스의 야심작인 이 영화는 ‘천만 브라더스’로 불리는 하정우, 주지훈의 조합과 영화 ‘끝까지 간다’,‘터널’,넷플릭스 ‘킹덤:아신전’을 만든 김성훈 감독의 연출력이 완벽한 시너지를 낸다.

한국이 88올림픽 준비로 들뜬 시기, 최초의 한국 외교관 납치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는 영화 ‘교섭’과 소재는 비슷하지만 전개과정은 확연히 다르다. ‘비공식작전’은 겉으로는 ‘모가디슈’의 긴박한 상황과 ‘교섭’이 선보였던 중동 특유의 삭막한 분위기를 그대로 답습한다.

실제 총알이 날아다는 그 곳에서 꽃 핀 인간애와 개인을 희생해 대의를 챙기려는 국가의 안일함도 곳곳에 보인다. 결론만 말하면 ‘비공식작전’의 돌려까기는 상당히 세련됐다. 정면으로 한국에 국격이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조롱하거나 민간인의 숭고한 희생을 승화하지 않는다.  

영화 비공식작전
순제작비 200억원 대로 알려진 ‘비공식작전’의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극중 서울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교부의 성골라인에게 번번히 물을 먹는 외교관 민준(하정우)는 중동을 벗어나기만을 바라는 평범한 외교관이다. 21개월 전 납치돼 생사를 몰랐던 선배의 암호메시지를 듣고 본능적으로 ‘성공하면 미국 발령’이라는 희망찬 포부에 가득찬다. 서슬퍼런 전두환 정권에서 늘 안기부에 의해 물을 먹는 외교부는 이 기회를 삼아 국권 회복과 더불어 국민의 목숨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실세로 거듭나려 한다. 대북관련 이슈가 아니면 늘 몸으로 때우며 완장을 찼던 안기부는 먹물만 가득한 외교부를 조롱하는 맛으로 사는 존재들이다.

영화는 외국인 납치가 빈번했던 레바논에서 일본인인줄 알고 납치된 한국인 외교관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은근히 흘리며 당시 정부가 얼마나 무능했음을 정조준한다. 엄청난 몸값을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계획과 달리 비슷한 동양인이었던 한국은 몸값이나 자국민의 생존을 우선시하는 국가가 아니었던 것.

21개월이 지나 기적적으로 생존이 확인된 선배를 구하는건 외교부의 사명이 달린 일이다. 레바논의 유일한 한국인이자 택시 운전사인 판수(주지훈)는 늘 돈이 우선이지만 이 상황을 듣고는 마음을 고쳐 먹는다. 몸값을 노리는 공항 경비대의 총알 세례와 갱단까지 가담해 두 외교관의 목숨을 노리는 탓에 자신이 몰래 훔친 돈 까지 돌려주며 ‘제대로 된 인생’에 한 걸음 다가간다. 

'비공식작전' 믿고 보는 세 사람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공식작전’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주지훈(왼쪽부터), 김성훈 감독, 하정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

 

영화 초반이 흙수저 외교관의 남다른 성공본능으로 웃음을 더한다면 후반부는 티키타카하며 동포애를 발산하는 훈훈함으로 가슴이 먹먹해 진다. 매신에서 하정우가 타고난 연기적 능글거림으로 매 신을 장악하면 주지훈은 그에 휘둘리지 않고 오롯이 자신만의 기지를 발휘하는 식이다. 결론만 말하면 국가는 이들을 책임지지 않았다.

영화의 엔딩은 픽션이라고 미리 설명했지만 한국인이자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관으로서 자신의 몫을 오롯이 다했던 사람들의 진심을 스크린 가득 채운다. 13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하정우는 “해외 촬영 부분이 상당한 만큼 강제 합숙을 하다 보니 다른 작품에 비해 이야기할 시간이 무척 길었다. 그런 시간을 보냈던 게 호흡에 좋은 작용을 한 거 같다”고 말했다.

김성훈 감독 역시 “원래 제목이 ‘피랍’이었다. 대한민국 최초로 외교관이 납치됐다가 잠시 사라졌다가 무사히 돌아왔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서 ” 어떻게 무사히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는지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워보고 싶었다. 관객들이 편하게 잘 볼 수 있도록 영화적 쾌감을 극대화했다“며 관람 포인트를 짚었다. ‘비공식작전’의 개봉일은 오는 8월 2일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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