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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영화 '밀수'의 권 상사가 조인성이라니!

[人더컬처] 영화 '밀수' 조인성
사선 건너온 '전국구 밀수꾼'역할 적은 분량에도 아우라 뽐내
"극장에서 보는 맛, 최적화 된 영화라 뿌듯"

입력 2023-07-24 18:30 | 신문게재 2023-07-2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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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수’ 조인성(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 시간이 정지된다. 영화 ‘밀수’에서 조인성이 등장하는 분량은 대략 15신 정도. 그것도 중반부에 막 돌입한 시점이다. 여성 투톱 배우를 내세운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전국구 밀수꾼’이다. 조연도 아닌 특별출연 정도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을 압도하는 ‘맛’이 있다.


류승완 감독이 대놓고 ‘물속활극’이라 정의한 ‘밀수’는 1970년대 바닷속에서 생필품을 건지며 살았던 실제 해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김혜수, 염정아, 박정민, 고민시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조인성은 월남에서 살아 돌아와 특유의 깡과 독기로 전국의 밀수물품을 쥐락펴락 하는 인물을 맡아 긴장감을 더한다. 이름도 당시의 유행가에서 따온 친근한 권 상사. 하지만 배신이 난무하는 밀수업계에서 그의 얼굴을 보면 죽거나 살아도 발목과 팔 하나쯤은 잘린다는 말이 돌 정도로 공포의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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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시동’,‘엑시트’등 한국영화에 다수의 히트작을 내 놓은 영화사 외유내강의 15번 째 작품인영화 ‘밀수’의 공식포스터. (사진제공=NEW)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의 느낌은 ‘감독님이 하다 하다 이제는 물 속에서 액션을?’이었죠. 솔직히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김혜수, 염정아 두 선배님을 아무한테도 뺏기고 싶지 않았달까요.(웃음) 하지만 촬영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이 심해서 배우들끼리도 쉽게 어울릴 수 없었습니다. 바로 ‘무빙’을 찍어야 해서 제가 낼 수 있는 시간은 3개월 밖에 없었고요.”

그는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분량이 더 많았다면 출연이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류승완 감독과는 먼 타국에서 ‘모가디슈’를 찍으며 가족 같은 사이가 됐지만 양쪽 무릎 수술을 한 직후여서 폼 나는 액션 시퀀스도 불가능한 상태였다. 부상으로 인한 수술이었다면 대놓고 거절했을텐데 일상생활을 하며 찢어진 인대라 욕심이 나는 건 배우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고. 촬영이 끝난 건 무려 2년 전, 완성본을 기술시사로 1년 전에 봤다는 조인성은 “사실 시사회 직전 무대인사를 하고 동료들과 함께 극장에 앉아 관람하는 것도 오랜만이라 울컥했다”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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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은 올해에만 3편의 작품으로 대중과 만난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밀수’를 시작으로 디즈니+ ‘무빙’, 예능 ‘어쩌다 사장3’ 등 다양한 콘텐츠로 소통한다.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평소에도 극장에 자주 갑니다. 개봉 영화는 되도록 극장에서 보자는 주의라서요. 물론 OTT에서 만드는 영화도 그 포맷에 맞춘 매력이 상당하죠. 집 근처 멀티플렉스에 종종 가는데 확실히 예전보다 관객이 줄었어요. 정말 자주 가는 곳이라 ‘제발 문 닫으면 안돼’라는 조마조마한 마음이죠. 관객 입장에서 제 의견은 돈 내고 보는 게 아깝지 않은 작품도 중요하지만 공간도 그 값어치 만큼의 투자를 해야 한다고 봐요.”

연예계 절친으로 알려진 도경수도 올 여름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 ‘더 문’으로 돌아온다. 무언의 경쟁이 있냐는 말에 “워낙 돈이 많이 들어간 영화라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면서 “이상하게 경쟁보다 으쌰으쌰하게 되는 마음인 건 사실”이라고 개구진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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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 특유의 날 선 액션을 완벽히 소화하는 조인성. (사진제공=NEW)

 

‘밀수’에서 만난 김혜수는 자신의 첫 예능 ‘어쩌다 사장’ 출연으로 이어질 만큼 돈독하다. 극 중 “이제 우리, 식구된 건가?”라는 친근한 대사가 나오지만 사실은 협박과 밀당이 오가는 살벌한 관계다. 권 상사는 춘자(김혜수)를 만나자마자 문구용 면도날로 이마 헤어라인을 그저 툭 하니 찍을 뿐이다.

공격적이지 않은 그 행동이 치명적인 겁박이 된 건 분수같이 쏟아지는 피 때문이다. 이후 두 사람은 혈맹으로 맺어진 비즈니스 관계가 된다. 거짓말과 가면 사이에서 로맨스가 살짝 보이는가 싶지만 그마저도 금괴와 다이아몬드를 두고 피가 튄다.

“선배나 저나 워낙 멜로에 특화된 비주얼이다 보니 손해 보는 부분이 있죠. 선배랑 저는 그 부분은 관객의 몫으로 오롯이 남겨놨어요. 과연 춘자와 권 상사가 연인인지 아니면 여전히 사업 파트너인지를 묻는다면 저는 후자에 가깝다고 보지만요. 개인적으로 저는 섹시미가 부족해요. 원숙미가 없으니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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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누군가는 TV에 내 얼굴이 많이 나오면 좋은 것 아니냐 말씀하기도 하지만 사실 전 그런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조인성은 ‘밀수’가 자신에게는 꽃밭에 있는 기분을 준 현장이라고 말한다. 그는 “꽃이 피기 위해서 땅, 볕, 비가 있어야 하는데 염정아 선배님이 좋은 땅이었다면 김혜수 선배님은 태양이었고 류승완 감독님이 비를 내려 주셨다. 그 가운데 우리 캐릭터가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어느 순간부터 그는 “작품에 임하는 데 힘을 많이 빼고 접근한다. 거창하면 힘이 들어가더라”며 달라진 연기관을 밝혔다.

“이 영화만큼은 극장 관람을 추천 드려요. 시원한 수중 액션신이야 말로 스크린으로 보도록 최적화돼 있으니까요. 휴대폰이나 티비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스크린이 가장 잘 볼 수 있게 구현된 시스템이 아닐까 싶습니다. 음향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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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밀수’는 가수 장기하가 데뷔 후 첫 음악감독을 맡았다. 최헌의 ‘앵두’, 김트리오의 ‘연안부두’, 펄 시스터즈의 ‘님아’ 등 시대에 맞는 음악으로 주단을 깔고 향수를 자극한다. 인터뷰가 진행됐던 날(21일) 조인성은 영화 ‘호프’를 위해 곧 해외로 출국할 예정이라면서 “하반기에 나올 ‘어쩌다 사장3’와 ‘무빙’까지 합하면 1년 내내 얼굴이 나온다. “이럴 때일수록 조심하려고 한다”며 “분량이 얼마 없지만 인터뷰에 나선 이유기도 하다”고 멋쩍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홍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호프’는  할리우드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와 마이클 패스벤더가 캐스팅된 글로벌 프로젝트다. ‘어쩌다 사장3’에선 동업 파트너인 절친 차태현과 미국 서부로 떠나 자신의 전매특허인 경청의 미학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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