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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가을·겨울 브랜드 로고가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소재와 심플한 디자인, 낮은 채도의 올드머니룩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지그재그) |
연일 계속되던 폭염이 한풀 꺾이면서 가을을 준비하는 ‘패션피플’들이 분주해지고 있다. 백화점 등 유통가 의류매장에서는 일찌감치 가을·겨울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주요 패션 플랫폼들도 올 가을·겨울 패션 트렌드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올해도 무더위가 마법처럼 사라진다는 이른바 ‘처서 매직’이 어김없이 나타나면서 가을겨울옷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을겨울옷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 가을·겨울 패션은 조용한 럭셔리로 불리는 ‘올드머니룩(Old Money Look)’이 대세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드머니’는 집안 대대로 재산을 물려받은 부유층을 뜻하는 말이다. 부를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소재와 심플한 디자인으로 여유로운 상류층의 분위기를 내는 것이 올드머니룩의 핵심이다. 한마디로 ‘부티’나는 패션인 셈이다.
올드머니룩은 ‘빅로고’ 브랜드와 반대로 로고 노출을 최소화하고 핏과 소재에 집중하는 특징이 있다. 최근 올드머니룩은 절제된 색상과 고급스러운 소재, 세련된 디자인 삼박자를 앞세워 MZ세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따라 브랜드 로고를 최소화하고 좋은 소재로 승부하는 패션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로로피아나, 막스마라, 브루넬로 쿠치넬리, 르메르 등이 대표적이다.
올드머니룩 트렌드는 명품 인기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명품 거래 플랫폼 트렌비에서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샤넬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구찌가 1위였는데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트렌비는 이같은 순위 변화가 올드머니룩 트렌드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올드머니룩의 유행으로 품질은 뛰어나지만 로고가 없는 디자이너 브랜드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롯데온은 올 2월부터 온앤더패션에 닉앤니콜, 틸아이다이, 엽페, 시야쥬 등 디자이너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입점하기 시작했는데, 이 브랜드들의 매출은 매월 전월보다 평균 40% 이상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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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드머니룩의 유행으로 옷의 소재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뜨개질 니트로 알려지며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크로셰’ 소재의 패션. (사진=무신사) |
올드머니룩의 유행으로 옷의 디자인이 단순해지는 대신 원단이 중요지면서 옷 소재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패션 플랫폼 29CM에서는 지난 7월 한 달 간 ‘린넨’ ‘시어서커’ ‘실크’ ‘트위드’ 등 소재 이름을 찾은 검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증가했다. 대표적인 고급 원단으로 꼽히는 ‘실크’와 ‘캐시미어’의 검색량은 지난해보다 각각 37%, 6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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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온스타일이 올드머니룩 트렌드를 겨냥해 선보인 올해 가을·겨울 패션. (사진=CJ온스타일) |
홈쇼핑 업계도 올드머니룩 트렌드를 겨냥한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에르메스 토트백 및 팔찌, 샤넬백 등 올드머니룩에 포인트를 줄 명품 아이템부터 트렌치 원피스, 아이코닉 롱베스트 등 다양한 신상품을 선보였다. 현대홈쇼핑도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기에 따라 ‘이상봉에디션’ 단독 기획 상품을 시작으로 디저이너 브랜드 ‘부르다문’과 협업한 ‘부르다문 화이트’를 론칭했다. GS샵 역시 프렌치 시크 감성을 표현한 김재현 디자이너의 ‘어텀 니트 탑’과 프리미엄 소재로 옷을 만드는 브랜드 ‘쏘울’의 ‘하이넥 카디건’을 선보였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