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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김남길의 첫 OTT 도전작이라면 시즌2, 당연한거 아님?

[人더컬처] 넷플릭스 '도적: 칼의 소리'에서 김치 웨스턴 진수 보여줘

입력 2023-10-09 18:30 | 신문게재 2023-10-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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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이 맡은 이윤은 도적단을 이끄는 우두머리다. 일본군 출신으로 동포였던 조선인 학살 사건에 죄책감을 느끼고 간도에 죽으러 가지만 결국 영웅이 되어 사람들을 지킨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잔망스럽다’는 표현이 김남길 만큼 어울리는 배우가 있을까 싶다. 얄밉도록 연기를 잘 하고 맹랑한 기세로 모든 작품에 임한다. 넷플릭스가 추석 시즌을 겨냥해 공개한 ‘도적: 칼의 소리’는 격동의 시대, 거친 황야의 땅 간도를 배경으로 한 시리즈물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가 된 이들이 칼 도(刀)와 소리 적(?)을 통해 ‘칼의 소리’를 낸다는 뜻이다. 

제작 단계부터 김남길의 첫 OTT도전작이란 기대감과 그의 K웨스턴 액션 연기에 시선이 모아진 바. 모래 폭풍이 휘도는 땅 간도에서 말을 탄 채 적들과 싸우는 모습은 그가 실제 워너비로 꼽는 정우성의 대표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연상케한다. 그는 “(정우성)형은 세번 정도 돌리면서 쏘지만 전 딱 한번 회전시키는 게 차이”라면서 서부영화의 공식을 따르려 했음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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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도적: 칼의 소리’는 9월 4째주(25일~10월 1일) 글로벌 톱 10 비영어 부문 2위를 차지했다. 한국 넷플릭스에선 1위였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촬영 전 두세 달 전부터 화장실에 갈 때도 항상 총 돌리는 연습을 했어요. 외국배우들에게 ‘우리도 너네들 이상으로 폼나게 돌릴 수 있거든?’을 보여주고 싶었달까요.(웃음) 제주도에서 드라마 ‘아일랜드’ 촬영 중에도 쉬는 시간만 되면 총을 돌릴 정도로 공들였어요. 장총을 돌리는 건 특히 어렵기도 하고 무거워서 근육에 무리가 오긴 했습니다만.”


그가 맡은 이윤은 양반의 몸종이었으나 일제시대를 겪으며 신분해방을 통해 면천된 캐릭터다. 자신을 그저 노비가 아닌 친구로 대해준 광일(이현욱)이 조선인 출신으로는 최연소 일본군 소좌가 됐기 때문이다.

대대손손 강한 자 옆에 기생하며 나라를 배신했던 집안의 아들이었던 광일은 이윤과 함께 독립군 토벌에 나서고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우정에 금이 간다. 광일에게 늘 감사함과 충성심을 가졌던 이윤이었지만 아무 죄 없는 일반인들까지 무자비하게 살육하는 것만큼은 견딜 수 없었다.

“늘 일제시대를 이야기할 때는 일본과 조선, 둘로 나누고 대립하잖아요. 독립군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교과서에도 없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존재들을 다룬다는 것에 흥미가 가더라고요. 내 소중한 것들, 가족과 삶의 터전을 지키겠다는 마음이 와 닿았습니다.”

 

애초 20부작으로 기획된 이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을 확정하면서 최종 9부작으로 완성됐다. 기존 시나리오에는 각 캐릭터의 서사와 도적단들이 모일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사건이 좀더 친절하게 설명된다. 

 

서로 같은 상대를 보고 있는 윤과 광일, 대단한 집안의 영애지만 남돌래 독립군으로 활약하고 있는 희신(서현)의 삼각 러브스토리가 섞이면서 시즌2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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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 칼의 소리’ 중 김남길(사진제공=넷플릭스)

 

이에 김남길은 자신이 쏜 총에 손가락을 잃고 흑화한 광일과 그의 곁에서 조선 독립을 위한 기밀을 빼내기 위해 결혼을 감행한 희신 보다도 악역 관련 힌트를 남기는 말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시즌2에는 일본에서 전쟁 영웅이라고 칭송 받는 메인 빌런이 나온다. 한 마디로 악의 끝”이라면서 자신의 첫 OTT 도전작이 시즌제로 완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항일 메시지가 담긴 이번 작품이 자신이 누리고 있는 글로벌 인기에 누가 될 거란 걱정조차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아이돌도 아니지만 제 팬들은 정치권 이슈와 별개로 문화는 문화로 보는 편”이라면서 “없었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예전에 있었던 사건들을 가지고 연기하는데 구더기 겁나서 장 못 담그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싸우더라도 문화는 화해의 도구가 돼야 한다고 보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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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는걸 주연으로서 의식한듯 “넷플릭스가 압박감을 느낄 수 있게 잘 써달라”고 눙치는 김남길. (사진제공=넷플릭스)

무엇보다 김남길은 “살기 위한 액션이라는 부분에 포인트를 두다 보니 칼을 휘두르거나 총을 쏠 때도 방어적인 느낌이 강해지더라. 그래서 연기를 할 때에는 처절함을 넣었다. 카메라에 잡히지 않을지언정 동작을 크게 해서 그 감정을 살리고자 했다”며 연기에 대한 깊은 고민을 털어놨다.  


‘도적: 칼의 소리’는 데뷔 초 낙마사고를 겪었던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기도 하다. 대역 없이 롱 테이크 액션신을 소화했지만 말에 타는 것 만큼은 무서웠다는 김남길. 공개 직후 해외에서 ‘K액션의 정점을 찍었다’는 반응은 그가 촬영 전 긴 시간 말과 대화하며 공포심을 없애고 교감에 나선 결과물이다. 

 

모형임에도 실제 무게가 15kg이 넘었던 맨체스터 총을 자신의 몸과 일체화 시키기 위해 손바닥이 찢어지는 고통까지 참으며 극에 녹아들었다.

그는 최근 다작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조금 더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다. 멜로, 로맨틱코미디 등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요즘은 제작도 많이 안 되고 있어서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개인적으로도 선별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며 자신의 현재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MBC 로드 다큐멘터리 ‘뭐라도 남기리’를 통해 힐링과 위로를 얻는다는 그는 “ 영화 ‘무뢰한’ 때 연기하는 재미를 알게 된 이후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늘고 경험이 많을 수록 자극을 많이 받는 것 같다”며 “더욱 열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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