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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승계 계획 있다”는 최태원, SK그룹 후계자에 쏠린 눈

입력 2023-10-13 06:01 | 신문게재 2023-10-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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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제공=SK)

 

“정말로 생각하고 있고 그것(승계)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내가 어떤 종류의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전체 그룹을 이끌게 될 것인지,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 나만의 계획이 있지만 아직은 공개할 때가 아니다.”

 

올해로 취임 25년째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그룹 승계 계획을 언급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그간 몇 차례 그룹 경영 승계에 대한 생각을 공개한 적이 있다. 이번에 재차 언급하면서 후계 구도에 대한 의중을 어느 정도 굳힌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021년 BBC와 인터뷰에서 “승계 기회는 전문경영인을 포함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제 자녀도 노력해서 얻어야 할 것”이라며 “자녀의 경영 참여에 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올 7월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는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보다 회사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주주로서 베니핏(이익)을 물려주는 게 더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 회장은 현재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사이에 윤정(34)·민정(32)·인근(28) 씨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이들 모두는 현재 SK 계열사에서 근무하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장녀 윤정 씨는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하며 신약 개발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고, 차녀 민정 씨는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하다 휴직한 뒤 미국 원격 의료 스타트업에서 자문역을 맡고 있다. 장남 인근 씨는 SK E&S 북미법인 패스키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에너지솔루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다른 대기업들처럼 지분 세습 방식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이들 세 자녀가 각 계열사에 몸담고 있지만 아직 지분을 확보하지는 못한데다, 최 회장 또한 SK의 지주사인 SK(주) 지분율이 17.50%에 불과하다. 통상 대기업 지배 지분에 대한 상속세율이 60%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지분 세습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자녀들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자력으로 이사회에 참여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SK는 현재 그룹을 이사회와 전문 경영인이 이끄는 방식으로  진화 발전시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자녀들에게 회사를 물려주더라도 자신의 승계 당시 어려움들을 생각해서 자녀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 정도를 생각하고 있지 않겠느냐”며  “당분간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가면서 자녀들이 충분히 경험과 경륜을 쌓을 때까지 현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태원 회장은 부친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작고 직후인 1998년 9월 1일 SK그룹 회장직에 올라 25년째 그룹을 이끌고 있다.

 

한편, 1960년 생인 최 회장은 재계 맏형으로서 1인 3역으로 분주하다. 그룹 경영은 물론 국내 대표 경제단체 중 하나인 대한상의 수장으로 3년째 헌신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국가적 관심사인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민간 위원장까지 맡아, 막바지 표심을 얻기에 올인하고 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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