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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조용한 럭셔리 탐하고, 육각형 인간을 꿈꾼다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김용섭 '라이프 트렌드 2024' & 김난도 외 '트렌드 코리아 2024'

입력 2023-11-11 07:00 | 신문게재 2023-11-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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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머니 따라하기가 유행하면서 20대 젊은이들도 자신의 경제적 여건을 크게 따지지 않고 승마나 요트 등 고급 취향의 즐길거리를 찾아나서고 있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

2013년에 첫 출간된 <라이프 트렌드>는 이제 국내를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전문 시리즈로 자리매김 했다. 매년 핵심 트렌드를 선정해 날카롭고 흥미진진한 전망과 분석을 제공한다. 올해 최대 키워드는 ‘올드 머니(OLD MONEY)’다. 매년 영문 조어 새기기로 새해의 소비 트랜드를 제시해 온 서울대트렌드연구소도 장기 베스트셀러다. 내년에는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 경기 반등의 ‘화룡점정(畵龍點睛 )’을 찍었으면 하는 소망을 반영해 ‘DRAGON EYES(용의 눈)’을 2024년의 키워드로 정했다. 

 

 

◇ 라이프 트렌드 2024 “부자 되기는 멀다. 하지만 부자처럼 보이는 것은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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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24|김용섭|부키


2024년의 대표 트렌드로 ‘올드 머니(OLD MONEY)’가 선정되었다. ‘올드 머니’는 사전적 의미로 ‘번 것이 아니라 물려받은 부’를 말한다. 가문 대대로 물려받은 부, 혹은 그런 부를 소유한 부자를 지칭한다. 이들은 돈이 많다고 자랑하지 않는다. ‘조용한 럭셔리’와 ‘스텔스 웰스’를 추구한다. 티나는 명품보다는 아는 사람만 아는 특별한 명품을 선호한다. 여러 대에 걸쳐 예술에 투자하고, 문화 자산을 쌓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부와 자선에도 적극 나서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다.

이를 흠모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올드 머니’의 패션과 취미, 일상의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하는 것이 꿈이자 로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부자가 되는 건 멀지만 부자처럼 보이는 것은 가깝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다. 요즘의 1020, 2030 세대가 바로 그런 것을 욕망한다. 진품이 아니어도 괜찮다. ‘짝퉁’이라도 올드 머니로 보일 수 있다면 족하다. 저자는 “진짜 부자는 못되더라도 일부만이라도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누리고 싶어하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라고 옹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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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2030세대는 이제 골프나 테니스 같은 귀족 스포츠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곧 승마와 요트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패션에서도 에르메스, 롤렉스 같은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를 추구한다. 배낭여행 대신 럭셔리 리조트와 고급 료칸, 에어비앤비를 통한 고품격 여행에 천착한다. 젊은 세대가 문화, 예술, 스포츠 등 전방위에서 럭셔리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2024년에는 ‘올드 머니 트렌드’가 패션과 취향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사회, 문화, 경제 등 전방위에서 변화와 파급 효과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된다.

벼락부자 같은 신흥 부자 ‘뉴 머니(New Money)’도 올드 머니를 지향한다. 그들을 따라 우아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종하며 진정한 계층 상승을 원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 더 적극적이다. 저자는 “부자는커녕 부모 세대보다 더 소득이 적을 세대가 올드 머니에 관심을 쏟는 것은 새로운 욕망이자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갈구일 수 있다”며 “이는 허영이나 망상이 아니라 즐겁게 만족하며 살아가기 위한 합리적 대응”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밖에도 최근 두드러진 트렌드의 하나로 반려 동물 확산을 든다. 결혼보다 반려동물과의 사랑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한다. 반려자의 의미가 바뀌어야 할 상황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월 평균 반려동물 양육비가 15만 4000원에 달해도 아랑곳 않는다. 반려동물보험시장이 커질 가능성도 충분해 보이는 이유다. 1인 가구 증가와 추세를 함께 한다는 점에서 눈 여겨봐야 할 시장이다. 최근에는 기업들도 반려동물보험을 지원해주고 반려동물 돌봄 시설을 만들어주는 등 관련 복지 혜택도 빠르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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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집살이’도 새 트렌드로 지목됐다. ‘별거’가 이혼에 가깝다면 ‘각집살이’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부부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새로운 삶의 유형으로 인식된다. 졸혼(卒婚)도 그 한 유형이다. 저자는 또 2024년에 새롭게 떠오를 핫 플레이스 후보지를 소개하고, 지구 열대화 시대를 맞아 갈수록 주목받는 폭염 경제와 ‘펀임플로이먼트’로 대변되는 Z세대의 직업관 변화, 그리고 전 세대로 확장된 얼리 안티 에이징 욕망과 관련 기술의 발전 등을 대세 트렌드로 소개한다.

 


◇ 트렌드 코리아 2024 “완벽한 ‘육각형 인간’ 추구, 그리고 같은 가치관의 동반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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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4|김난도 외|미래의창

‘DRAGON EYES’의 D는 ‘분초사회’다. Don’t Waste a Single Second: Time-Efficient Society이다. 시간은 돈보다 더 중요한 자원이 되면서 이른바 ‘시간의 가성비’가 필요해진 시대다. 단순히 소유하는 것을 넘어 보다 다양한 것 들을 경험하고 즐기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주어진 시간을 분초 단위로 쪼개 써야 한다. R은 ‘호모 프롬프트’의 출현, Rise of ‘Homo Promptus’이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어떤 질문에도 척척 답을 내놓는 시대가 되었다.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저자는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화룡점정’은 인간의 사색과 해석력의 몫이라고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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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육각형 인간’, 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이다. 외모는 물론 학력과 재산, 직업, 성격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반대로 이는 닿을 수 없는 목표이기도 하다. 저자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흔들리는 사회를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면서 하나의 놀이”라고 말한다. G는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Getting the Price Right: Variable Pricing이다.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 덕분에 소비자의 지불 의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맞춤형이 대세가 되면서 이제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일물 N가’의 세상이 열렸다. 더 이상 ‘최저가’는 없다. 이제 ‘최적가’의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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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1초가 아쉬운 '분초사회'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위해 시간을 쪼개 쓰고, 사회적 약자들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돌봄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

O는 ‘도파밍(On Dopamine Farming)’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재미’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재미’를 수집하고 직접 경험한다. 엉뚱하고 기발하고, 전혀 무의미한 것 들이 주목을 끈다.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넘쳐나는 것도 이런 추세의 한 단면이다. N은 Not 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요즘 남편, 없던 아빠’이다. 아빠의 역할이 가사 노동과 육아 쪽으로 점점 옮겨 가면서 부부 간 균형점이 이동하고 있다. 권위적 가장은 사라지고 평등한 동반자가 표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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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는 ‘스핀 오프 프로젝트’, Expanding Your Horizons: Spin-off Projects이다. 숨 가쁜 변화의 시대에 개인들도 자기 개발을 위해 과감히 스핀 오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 현장은 물론 개인에게도 이제 사이드 프로젝트를 도모하는 스핀오프가 새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Y는 ‘디토 소비’를 지칭한다. You Choose, I’ll Follow: Ditto Consumption이다. ‘Ditto’란 ‘나도 그렇다’는 뜻이다. 나와 가치관이나 취향이 흡사한 사람이나 대세 콘텐츠나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 하며 단순한 구매 의사결정에 내리는 최근 트렌드를 의미한다. 실패의 두려움을 줄여주는 가장 손쉬운 방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디토 소비가 대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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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E는 ElastiCity, Liquidpolitan(리퀴드폴리탄) 즉, 유연도시를 말한다. 이제 ‘유목적 라이프스타일’이 대세다. 지역 자체가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이동하고 흐르는 유연한 공간’이 되고, ‘정주 인구’보다 ‘관계 인구’에 방점이 찍힌다. 지역 소멸의 새로운 대안이자 해법이다. S는 ‘돌봄 경제’를 말한다. Supporting One Another: ‘Care-based Economy’이다. 초개인화하는 나노사회, 1분 1초가 아쉬운 분초 사회에서는 더더욱 ‘돌봄의 시스템화’가 중요하다. 사회적 약자만이 아닌,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서비스로 돌봄이 진화하고 있다. 돌봄 경제를 통해 개인은 물론 관련 조직과 사회 경쟁력이 싹 튼다고 저자는 말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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