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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시니어] 나눔의 행복

<시니어 칼럼>

입력 2023-11-02 13:09 | 신문게재 2023-11-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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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석 명예기자
손현석 명예기자

돈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하고 더없이 소중한 것이다. 이 세상에는 돈이 없어 가난하고, 굶주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러므로 돈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돈의 가치는 무작정 많이 소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돈의 진정한 가치는 가치 있게 쓰는 것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살면서 돈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돈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구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는 것을 잘 모른다. 돈이 많아도 하루 세끼 이상 먹을 필요가 없고, 크고 좋은 집에서 살아도 잠자는 데 필요한 것은 한 칸의 침대뿐이다. 이는 마치 아무리 목이 말라도 한잔의 물을 마시면 그 이상이 물이 필요 없는 것과 같다.

사람은 자기가 필요한 돈 이상을 가지면 헛된 향락에 빠져 살기가 쉽다. 영화 기생충으로 명성을 얻은 배우 이선균은 영화 한 회 출연료를 2억 원씩이나 받는 슈퍼스타가 됐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돈을 벌게 된 것이 오히려 그의 인생을 나락에 빠뜨리고 말았다.

돈이 많아 돈 쓸 곳이 별로 없던 그는 월회비만 1000만 원을 받는 강남의 유명한 비밀 술집에 드나들면서 마약의 유혹에 빠져버렸다고 한다.

만일 그가 그만한 큰돈을 벌지 못했거나, 많은 돈을 벌수록 더 가치 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이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 최대 글로벌 면세점 업체인 DFS를 창립한 미국의 억만장자 찰스 척 피니는 평생 80억 달러(약 10조 7120억 원)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다.

그도 처음 많은 돈을 벌었을 때는 큰 저택을 구매하고, 값비싼 리무진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호화스럽게 살았다. 그러나 그는 사람이 돈을 많이 번다고 사치스럽게 낭비하며 사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

그는 자기가 살던 집과 자동차를 팔고 임대 아파트에서 살면서 주로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그리고 자신이 번 돈을 가치 있게 사용하기 위해 1982년 자선재단 ‘애틀랜틱 필랜스로피’를 설립하고 자기의 전 재산을 거기에 다 기부했다. 심지어 1997년에 자기 사업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가지고 있던 DFS 지분을 모두 루이뷔통 모에헤네시(LVMH) 그룹에 넘기고 받은 돈 16억 달러(약 2조 1472억 원)도 자선재단에 기부했다.

이처럼 그가 기부한 돈이 대학·병원·미술관·도서관 등을 포함한 1000여 개 기관과 단체에 익명으로 전달되면서 죽어가던 수많은 사람이 생명을 구할 수 있었고, 장학금을 받은 수많은 청년이 훌륭한 일꾼이 되어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게 됐다. 이를 보고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살아있는 동안 베푼 최고의 사례”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얼마 전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죽기 전 아내와 함께 머물던 샌프란시스코의 집은 방 두 칸짜리 소형 임대 아파트였다. 그리고 그가 차고 있던 시계는 불과 15달러에 불과한 싸구려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히려 그의 그런 검소한 삶을 존경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돈의 진정한 가치는 돈이 많은 데 있는 게 아니라 가치 있게 쓰는 것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게 해줬기 때문이다.

 

손현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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