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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세상에 특별하고 새로운 것은 없다…시장 경계선에서 블루오션 찾아라

[창업] 프랜차이즈 불황 탈출 전략

입력 2023-11-29 07:00 | 신문게재 2023-11-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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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프랜차이즈 산업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완전경쟁시장에 가깝다. 진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궁극적으로 잉여이익이 남지 않는 시장이다. 다만 유망업종이나 유행업종을 남보다 먼저 시작하면 시장의 선점 효과는 누릴 수 있다. 그것도 최근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정보의 공유가 시시각각 이뤄지고 있어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게다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중 다수는 기업 내부의 자원이 영세해 브랜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집중력과 끈기가 부족하다. 가끔 기술력(제품 및 서비스의 품질)의 차별화를 내세워 등장하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한 동안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기도 하지만, 다른 산업보다는 그 기간이 짧은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 같은 시장 환경에서 프랜차이즈 기업은 어떻게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을까.

블루오션이란 경쟁이 없는 차별화된 시장을 말한다. ‘블루오션 전략’의 저자인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 교수는 어떤 기업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로 15년 정도 시장을 지배하면 블루오션을 창출했다고 보았다. 하지만 트렌드 변화가 심한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5년 정도만 시장을 지배해도 블루오션을 창출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블루오션 전략 중 산업구조를 재구축하고 기존 시장과 경쟁하지 않기 위해서 대안산업을 찾는 방법이 있다. 대안재는 대체재보다 더 넓은 개념이다. 일례로 ‘골프존’은 골프를 가벼운 운동이나 오락처럼 즐기게 하는 실내 스크린 골프를 대중화시켰다. 골프도 당구처럼 가볍게 치고자 하는 고객층을 흡수하면서 몇 시간 동안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대안재가 된 것이다. 또 골프존은 정통 골프를 치려는 기존 수요 너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수요를 발견했다. 골프 연습장이나 야외 필드 골프장보다 저렴한 비용과 편의성이라는 고객가치로 골프를 치지않는 고객을 끌어들여 미개척의 잠재수요를 만들어냈다.

이제 실내 스크린 골프자도 레드오션이 됐다. 여가, 오락, 코쿤 문화의 다음 대안산업이 이미 시장에 많이 퍼졌다. 실내 스크린야구, 스크린테니스장, 사격 양궁 농구 등 스포츠오락장, 방탈출 카페, VR방, 휘트니스 카페, 힐링 카페 등이 그 대안재로 성업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실내 스크린 골프자도 과거처럼 독점적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으로 전략적 그룹(strategic group)을 관찰해서 시장의 경계선을 재구축 하면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다. 전략적 그룹이란 한 산업 안에서 유사한 전략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무리를 말한다. 보통 전략적 그룹들은 가격과 성능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토대로 계층화되는데, 가격이 높으면 그에 상응하는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전략적 그룹들은 다른 전략적 그룹에는 신경 쓰지 않고 경쟁관계로도 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면 블루오션 시장이 눈에 들어온다.

미국의 여성 전용 피트니스 센터 ‘커브스’는 미국 피트니스 산업에 존재하는 두 개의 전략적 그룹, 즉 ‘전통적인 헬스클럽’과 ‘가정용 운동 프로그램’의 중요한 장점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요소들은 제거하거나 줄임으로써 블루오션을 창출했다. 전통적인 헬스클럽의 특별한 운동 기구들이나 여성의 니즈에 부합하지 않는 시설은 없애고, 여성들에 친숙한 사교적인 분위기의 공간을 만들었다. 하루 30분이면 모든 운동을 끝내도록 설계함으로써 가정용 운동 프로그램의 단점을 극복했다. 집에서 하는 운동은 나태해지기 쉬워 운동의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커브스는 월 회비도 저렴하고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설비용도 낮아서 회원수와 가맹 점포수가 급속히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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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홀튼 아이스캡(Iced Capp®) 메뉴. (사진=팀홀튼)

 

카페가 커피 및 음료 고객층과 디저트 및 간단한 식사 고객층을 모두 잡기란 쉽지 않다. 메뉴의 품질과 가격, 매장 분위기가 모두 고객 만족도가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장은 점점 더 커피 및 음료와 간단한 식사를 원스톱으로 즐기려는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두 전략적 그룹을 관찰하여 블루오션을 창출한 브랜드도 있다.

캐나다의 팀홀튼은 시그니처 음료인 더블더블, 아이스캡, 프렌치바닐라를 비롯해 멜트 샌드위치, 도넛 등으로 커피 및 음료와 간단한 요기를 찾는 고객층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왔다. 가격도 저렴해 팀홀튼은 1964년 캐나다에서 시작해 전 세계 16개국에 57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나나스그린티도 그린티와 함께 다양한 디저트 및 간단한 식사 메뉴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고, 해외 진출도 활발히 하고 있는 중이다. 도넛 전문점 노티드도 수제 도넛과 커피 음료 고객층 두 그룹 모두에게 인기를 끌면서 블루오션을 창출했다.

기존 고객 외에 비고객에 눈을 돌려 시장을 확장할 수도 있다. 영국 샌드위치 전문점 ‘프레타 망제’는 레스토랑 수준의 샌드위치를 합리적인 가격에 패스트푸드점보다 빨리 제공함으로써,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점이 충족시켜주지 못하던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했다. 매장 시스템을 표준화시켜 바로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와 음식을 만들어 진열하고, 주문도 받지 않고 서빙도 하지 않는다. 고객은 수퍼마켓에서 하는 것처럼 직접 골라 계산하면 돼, 고객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은 약 90초 정도에 불과하다.

‘파리바게뜨’도 매일 구운 신선한 빵을 매장에서 손님이 직접 고르도록 해 품질과 신속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제빵 기사를 각 가맹점에 공급하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제빵 기술 없는 초보자도 창업할 수 있어 가맹점이 빠르게 증가했다.

치킨시장은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이다. 중견 프랜차이즈 기업인 원앤원이 론칭한 숯불치킨 브랜드인 ‘감탄계’는 기름에 튀기기 않는 숯불치킨을 판매함으로써 건강을 중시하는 치킨시장의 비고객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후라이드치킨을 선호하지 않는 고객들에게 어필하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숯불치킨의 경우 숯불에 직접 구워야 하는 힘든 노동력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감탄계는 자동숯불구이기계를 발명해서 창업자의 노동력을 줄여주는데 성공해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건강에 좋고 맛도 좋은 숯불치킨을 찾는 고객층은 두터운데 창업자가 오래 장사를 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기계 발명으로 해결해주고 있어서 현재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돼 나가고 있는 중이다.

속속 등장하고 있는 수제 베이글 카페와 수제 버거도 브런치 카페나 중저가 커피전문점으로 이탈할 수 있는 비고객을 끌어들이면서 블루오션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햄버거가 빠르고 간편하게 때우는 값싼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엔 건강과 맛을 강조한 수제 버거가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햄버거는 5060 중장년층과 1020 자녀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점도 햄버거가 다시 한 번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다. 젊은 날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를 즐겼던 중장년층들도 기꺼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라서 수제 버거 수요층이 남녀노소로 두터워지고 있다는 것이 외식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러한 이유로 근자에는 치킨버거, 수제버거, 고급버거 등 메뉴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어서 수제버거가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할 정도로 메뉴의 양과 품질이 높아지고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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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린토피아 매장. (사진=크린토피아)

 

‘크린토피아’는 저렴한 가격에 세탁은 물론 배달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나 홀로 가정뿐 아니라 바쁜 직장 여성과 알뜰 주부들의 마음까지 얻으면서 고객층을 확장시키는데 성공했다. 중앙집중식 세탁공장을 운영, 세탁 기술이 없는 일반인도 점포운영에 문제없이 소자본 창업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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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블루오션의 저자인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 교수는 블루오션 업종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시장처럼 미투(me-too) 브랜드가 봇물 터지듯 등장하는 시장은 몇 년 못가서 레드오션에 빠져버리기 일쑤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트렌드 변화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블루오션 업종도 시장의 경계선을 재구축하여 차별화된 새로운 시장을 찾는 일을 소홀히 하면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기업은 경쟁자를 모방하여 유행 업종을 쫓거나 외국 브랜드를 들여와 쉽게 사업하려 하기보다는 창업가 정신을 가지고 블루오션을 창출해 성공 브랜드를 만든다는 야망을 키워나가야 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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