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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내다 파는 ‘필름 사업’…석화업계에 무슨 일?

中 저가 공세·전방 수요 부진에 수익성 악화
SKC·LG화학은 사업 ‘매각’, 효성·코오롱은 ‘축소’

입력 2023-12-19 06:50 | 신문게재 2023-12-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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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 필름 제품(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홈페이지
코오롱인더스트리 필름 제품(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홈페이지 캡쳐)

 

한때 석유화학업계의 주력이자 효자 역할을 해 냈던 필름사업이 중국의 저가 공세, 전방 수요 침체로 몸집을 줄이고 있다. SKC, LG화학, 효성화학,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필름사업을 영위하던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잇따라 관련사업을 축소하거나 매각하는 추세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C와 LG화학은 필름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고, 효성화학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사업 축소에 나섰다. 필름은 종류에 따라 활용도가 조금씩 다르지만 주로 디스플레이, 모바일 등 첨단 IT기기와 산업용도로 쓰이는 제품에 적용되며, 다양한 생활용품 포장에도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 필름 사업은 중국산 저가 공세와 전방 수요 부진이 겹치면서 미운오리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기업별로는 SKC가 지난해 1조6000억원에 필름·가공사업을 매각했다. 1977년 국내 최초로 폴리에스터(PET) 필름을 개발한 SKC는 국내 필름 사업을 선도해온 기업이다. 그럼에도 SKC가 캐시카우이자 모태사업격인 필름사업을 매각한 것은 이차전지·반도체·친환경 중심의 ‘글로벌 ESG 소재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SKC는 매각 당시 회사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성과 결이 달라 필름사업을 정리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도 필름소재 사업에서 손을 뗐다. LG화학은 지난 9월 IT 소재 사업부의 필름사업 중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중국 회사에 팔았다. 편광판은 디스플레이 패널에 부착해 빛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하는 필름이다. 이같은 결정은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필름사업에서 철수하고,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반면 효성과 코오롱은 공장 가동률 조정 및 사업을 축소하되, 매각 없이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효성화학은 지난 9월 말 수요 부진에 따라 나일론 필름을 생산하는 대전공장의 문을 닫았다. 나일론필름은 충격강도와 산소 차단성이 우수해 주로 생활용품 포장재로 쓰이는 제품이다. 효성화학은 대전 나일론 필름 생산라인을 철수하고 생산시설 일부는 구미공장으로 이전했다. 회사 측은 국내외에 남은 나일론 필름 생산공장(구미·중국 취저우)에서 사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김천 1공장, 구미공장 등 필름 생산라인의 가동률 조정, 감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재 코오롱인더스트리 김천 1공장은 광학 및 산업용, 일반포장용 PET 필름을 포함해 나일론 필름, 감광성 필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필름·전자재료부문은 경기 침체에 따른 IT 전방산업(전자·디스플레이) 수요 위축, 중국산 제품 물량 공세로 인해 수익성 악화를 거듭해왔다. 올해 1분기는 필름·전자재료부문에서 영업손실 244억원을 거뒀다. 다만 필름 사업부 가동률 최적화를 통해 손실폭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내년 초 김천 1공장을 닫고 구미공장으로 통합해 운영한다는 소문이 나왔으나, 회사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지난 8월 열린 컨퍼런스콜 에서도 필름사업 부문에 대한 매각·철수계획은 없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현재 필름공장 가동률은 70% 수준이며, 시황에 맞게 생산량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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