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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침체 바람에 롯데백화점 다점포 전략 ‘흔들’

입력 2024-01-10 06:00 | 신문게재 2024-01-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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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 전경.(사진=롯데백화점)

국내 백화점 업체 중 최다 점포를 보유한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국내 백화점 빅3 중 매출 성장률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침체 여파로 롯데백화점의 다점포 전략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백화점 70개 점포의 총 매출은 39조6543억원으로 집계됐는데, 롯데백화점은 13조7447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점유율(34.7%)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수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롯데백화점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의 점포 수는 32곳으로 신세계백화점(13곳), 현대백화점(16곳)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전체 70개 점포 중 32개를 차지하고 있으니 점포 수 기준으로 하면 롯데백화점의 점유율은 46%가 되어야 하지만 롯데백화점의 매출기준 점유율은 이보다 한참 낮다.

이는 롯데백화점 각 점포들이 제 몫을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지난해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약 2조7569억원), 본점(2조129억원)에서 5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 두 점포를 제외하면 롯데백화점의 점포당 평균 매출액은 2991억원으로 전체 평균(5665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로 5대 백화점 70개 점포 중 매출 하위 10위권 중 5곳이 롯데백화점(건대스타시티·센텀시티·상인·관악·마산점)이다. 5개 점포의 매출 합계는 약 6146억원으로 갤러리아 광교점(약 6029억원)의 연간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위 20위권으로 넓혀보면 롯데백화점의 점포는 13곳이 포함돼 있다.

매출 증가율에서도 롯데백화점의 전년대비 성장률은 0.5%(730억원)에 그쳐 신세계백화점(5.2%), 현대백화점(2.2%)에 못미쳤다.

이처럼 롯데백화점이 경쟁 업체들에 비해 매출 성장률이 낮고, 점포당 평균 매출이 낮은 것은 다점포 전략을 구사하는 롯데백화점의 지방 점포들이 부진한 실적 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비가 양극화되면서 롯데백화점의 점포들은 매출 감소했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백화점 32개 점포중 24개 점포의 매출이 감소했다.

광역 지역에서도 롯데백화점은 경쟁 업체에 밀려 힘을 못 쓰고 있다. 부산의 경우 2009년 세계 최대 규모 수준으로 들어선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지난해 서울 지역 외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작성한 반면 롯데백화점은 센텀시티점·동래점은 매출순위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고, 부산 본점만이 분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상인점은 신세계 대구와 더현대 대구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명품 브랜드 ‘구찌’가 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서 철수했다. 롯데백화점은 광주 지역에서도 신세계에 뒤쳐져 있다. 아울러 2027년에는 더현대 광주도 들어설 전망이라 롯데백화점으로선 입지를 넓히는데 시급한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서울·수도권보다 지방의 소비가 침체되는 소비양극화가 심화되고, 유통 트렌드가 고객 체험으로 이동하면서 단순히 판매만 이뤄지는 소규모 점포는 점포는 살아남기 어려워 롯데백화점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올해는 지방 중소형 매장 활성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 정준호 대표 직속으로 중소형점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대상 점포는 대구점, 상인점, 울산점, 포항점, 대전점, 광주점, 동래점 등 10개 점포로 상권 경쟁력이 약화됐거나 경합 상권내 위치한 점포를 우선으로 선정했으며,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차별화 MD △쇼핑 환경 개선이 거론됐다.

또 수도권 대형 점포에 집중된 대형 SPA 브랜드를 지역 거점 점포에 유치하고 경합 상권 점포에는 면적을 확대해 체험형 공간을 늘려 집객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초 대구점에 들어서는 퍼포먼스, 라이프스타일 등 200평 규모의 ‘나이키라이즈’ 매장과 1000평 규모 초대형 키즈카페 ‘메타시티’가 대표적 사례다. 노후화 인프라 개선, 고객 서비스 수준 향상이 핵심이다. 점포별 우선순위에 따라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역 점포도 수도권 점포처럼 쇼핑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한번 방문한 고객이 꾸준히 찾을 수 있는 ‘쇼핑 1번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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