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준 산업IT부 기자 |
업계 일각에서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OCI와의 통합을 다소 무리하게 추진하긴 했지만, 어쩌면 한미그룹에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력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글로벌 빅 파마의 1.5% 수준에 그친다. 빅 파마와의 간극을 좀 더 효율적으로 줄여 나가기 위해 이번 통합이 필요했다는 시각이다. 이를 통해 10년 내에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는 물론 신약 가치를 효과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그렇다.
한미의 목표는 주도적 임상을 통해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다. 통합을 통해 재원적 능력이 커지면 독자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에서도 기존 대비 우위의 포지션에서 역할을 수행해 낼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한미의 계획은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다시 ‘독자노선’을 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글로벌 도약을 향한 한미의 도전을 여기에서 멈출 수 없다. 송영숙 회장이 통합 무산 후 임직원에 남긴 메시지처럼 조금 느리게 돌아갈 뿐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가열차게 가야 할 길을 걸어야한다. 새롭게 경영권을 잡은 임종윤 전 사장을 비롯해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가 힘을 모아 ‘신약 명가 한미’를 지키고 발전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한미가 급변하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빅 파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대를 기대해 본다.
안상준 산업IT부 기자 ans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