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항공 · 해운 · 물류 · 무역

'아시아나 화물 포기' 제주항공, 내실 다지기 '올인'

입력 2024-05-03 06:51 | 신문게재 2024-05-07 6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제주항공 항공기 (1)
제주항공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 불참을 선언한 제주항공이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분간 내실 다지기에 치중한다. 세부적으로는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통한 기단 현대화로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25일 진행된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를 통한 외형 확대보다 현재 운용하고 있는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경영방침을 명확히 했다. 이 날 제주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제주항공은 절차에 따라 실사를 진행하며 대상 사업의 투자 가치 및 인수 적정성을 검토했으나, 인수 후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과 기존 여객 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고려 (인수를 최종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의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 포기한 배경에는 매물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가장 컸다는 것이 분석이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가 보유한 화물기 11대 중 8대가 25년 이상 노후 항공기이고, 격납고와 정비 인력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돼 인수 후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이 작용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여기에 화물사업부 매출의 절반이 여객기를 통한 ‘벨리 카고’에서 발생하고, 핵심 경쟁력인 화주 네트워크는 인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결정에 제주항공 김이배 대표가 아시아나항공 창립멤버 출신이라 내부 사정을 잘 안다는 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보고 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김 대표가 예비입찰 단계에서부터 면밀히 검토한 끝에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1988년 아시아나항공 창립 때부터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항공업계 베테랑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와 함께 제주항공이 올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재무구조 측면에서는 아직 여유가 없었다는 부분도 본입찰 불참 요인으로 꼽힌다.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차입에 나설 경우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차라리 보유 중인 자금을 기단 현대화와 사업 효율화에 투자하는 것이 재무 부담 최소화와 경쟁력 강화에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2018년 체결한 50대의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연료 효율성 향상과 정비 비용 절감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자체 화물기 도입을 통해 화물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호텔이나 면세점 등 관광 사업과의 연계 시너지 창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제주항공의 이 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 장기적으로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항공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섣부른 사세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다음 도약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면서 “(제주항공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