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비바100] "금융AI 전국민 일상화… 생태계 키우는 역할할 것"

[브릿지 초대석]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 오순영

입력 2024-03-05 07:00 | 신문게재 2024-03-05 1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24030501010001025
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은 "금융에서의 AI 규제나 데이터 활용에서 좀 더 유연한 정책들이 만들어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서비스에 AI를 활용할 수 있고, 금융 AI 분야도 빠르게 성장할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철준 기자)

금융과 인공지능(AI)이 만나서 펼쳐나가는 미래 금융산업은 어떤 모습일까. 무엇보다 안정성을 생명으로 삼는 금융에 AI는 어떤 영역에서 어느 정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지 궁금하던 차에 우리나라 리딩뱅크 KB국민은행의 금융AI센터를 방문했다. 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  1977년생인 그의 정식 직책은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으로 KB금융그룹 금융AI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다.  혁신적인 AI 기술을 금융 분야에 효과적으로 활용해 고객 서비스의 품질 향상과 내부통제 강화를 모색하는 현장의 실무 책임자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 공개하기 어려운 정부 및 학회, 직능단체의 위원회 등에서 전문가로서 활동중이다. 

 

[브릿지초대석]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
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 (사진=이철준 기자)

 

◇ “금융AI 존재 이유, 현업과 고객에게 있어”

“금융AI센터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최신 AI 기술을 KB금융 내에서 가장 먼저 검토하고 활용성을 살펴보는 선행기술 조직입니다.” 생성형 AI인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에도 가장 먼저 확인해서 경영진에게 이 기술이 무엇이고, 조직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고하기 위해 머리를 싸맸다는 오 센터장.

“금융분야는 문서가 많고 복잡하며 고객들의 데이터도 서류를 기반으로 된 게 많은데, OCR(광학문자인식) 기술로 이미지에서 텍스트를 추출하고 의미를 파악하는 AI 기술을 개발해 대고객 및 대직원용 서비스에도 활용하고 있다. 금융 특화된 용어를 잘 아는 언어모델을 내부에서 보유하는 것이 경쟁력이 되겠다고 판단해 내재화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AI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고 내재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업에서 비즈니스에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에 확산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오 센터장은 센터의 존재 이유를 현업과 고객에게서 찾는다. “기술이란 활용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AI 기술도 활용을 위해서는 현업 비즈니스팀들에 대한 이해와 협조,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에 센터 구성원들에게도 금융AI센터의 존재 이유는 현업의 니즈와 고객에게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금융권 화두인 내부통제 강화 문제도 AI를 통해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내부통제시스템에서의 AI 역할은 결국 사람보다 좀 더 빠르고 신속하게 문제사항을 탐지함으로써 금융사고를 조기에 탐지하고 최소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브릿지초대석]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
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이 지난 2월 27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금융AI 생태계 조성과 전 국민의 AI일상화를 목표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철준 기자)

 

◇ “대면·비대면 채널서 AI 활용방안 적극 모색”

AI 시대에 은행원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오 센터장은 AI 시대라고 해서 은행원 역할이 크게 변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은행원들이 고객을 위해 다양한 배경지식과 자료, 콘텐츠들을 AI를 통해 좀 더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고, 이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내부 직원(은행원)을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와 대고객서비스를 위해 AI를 활용해서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원할 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개인 고객 맞춤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것인지 고민을 하고 있다. 대면채널과 비대면채널 모두 AI 활용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금융은 고객의 자산을 다루기에 사회 전반적인 영향력이 크다. 그래서 오 센터장은 AI 기술이 온전히 고객만을 위해 고민되어야 한다고 본다. 최신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처음 도입을 검토했을 때의 목적에 맞게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I 기술은 도입보다 실제 운영하면서 지속가능성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도입하려는 AI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당 기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금융업무에 도입이 되어야 한다. AI 기술의 성능은 해당 AI 기술에 반영된 데이터 품질에서도 많이 좌우된다. 공정성과 신뢰성, 윤리성이 필수적이다. 편향성이나 편견이 있어서는 안 되므로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고민도 필수적이다. 사실상 이런 모든 것들을 통 들어서 AI 거버넌스라고 부르는데 금융권에서의 AI 거버넌스는 특히 중요한 아젠다이다”


◇ “목표는 AI 기술을 현실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것”

그는 금융권이 함께 성장하려면 AI 활용차원에서 경쟁구도가 아니라 판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규제 등 현안을 해결하려는 노력에 금융사들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성형 AI에 대해 금융권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자산을 관리하는 고객을 챙기는 부분에서 많은 것을 생성형 AI가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기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 한다. 지금은 조금씩 시도를 해보는 단계인 것 같다. 직접적으로 고객에게 컨설팅을 해주기에는 아직 보유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고, 규제가 해소되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당장은 고객이 보기 쉽도록 금융리포트를 요약해서 보내주거나 궁금해 하는 부분을 좀 더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금융은 특히 개인정보보호 등 규제 요소가 많은데 금융의 발전을 위해서든 국민들의 서비스를 위해서든 법규와 규제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만약에 용도가 실제 서비스가 아니고 테스트나 연구를 위한 목적이라면 그런 부분에서는 규제를 좀 풀어줘도 된다고 본다. (용도에 구분 없이) 너무 하나로 묶어 (규제해)버리면 그 안에 중요한 정보가 아닌 것도 함께 묶여서 못 쓰는 일이 생긴다”

오 센터장의 올해 목표는 AI 기술을 현실적인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것이다. “생성형 AI 기술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이 계속 나오고 있다. 올해는 작게라도 뭔가 적용이 되서 비용이든 고객 측면이든 어떤 형태로든 효과가 나는 게 중요한 의제인 것 같다. 양적으로 많이 보다는 적용을 해봤더니 질적으로 좋다는 게 보여야 한다. 이걸 적용하면 얼마나 시간을 아껴줄 수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것인지는 계산을 해보면 나오지만 실제로도 그런지를 봐야 한다. AI 기술의 효과를 현업 파트나 비즈니스 차원에서 좀 더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브릿지초대석]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
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 (사진=이철준 기자)

 

◇ “금융AI 생태계 키우는 역할 할 것”

AI 기술 적용과 확산의 최전선에 있는 오 센터장은 미래세대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지 궁금했다. 오 센터장은 이에 “알파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들고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다. 과거에 우리가 해왔던 투자나 자산관리 방식과 이 세대의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다양한 것을 추구하고 디지털을 좋아한다. 앞으로 큰 손이 될 아이들이고, 이제 막 소비를 시작한 이들이 그 어렵다는 금융 리터러시를 극복하고 어떻게 우리에게 올 수 있을지가 숙제다. AI 기술을 활용하는 차원에서는 비즈니스 조직에서 어프로치 하는 방법과는 다르다. 고민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워낙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한 곳에 정착하지 않는 세대이고 잡아둘 수가 없다. 그 특성을 잘 파악해서 새로운 고객으로 우리가 데려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쯤 되니 오 센터장은 늘 일에 대해 고민하고 일에 파묻혀 사는 워커홀릭처럼 보였다. 하지만 본인은 고개를 저었다. “노는 걸 좋아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일이 제일 재밌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덕업일치(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인데, 새로운 게 나오면 찾아보고 생각하고 의견을 내고, ‘이건 이럴 것이다’라고 말하는 걸 좋아한다”

그가 꿈꾸는 5년 뒤 모습은 무엇일까. “AI나 기술 분야에서 금융은 제도나 모든 것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 분야에서 뭔가 괜찮은 성과를 내보고 싶다. 해외에는 금융의 AI는 이런 것이라는 사례가 많은데 국내에서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

오 센터장은 금융 분야가 AI 활용에 대한 적극적인 도입 의지나 관심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금융 관련 규제나 금융 자체가 가진 신뢰성과 안정성 등의 특성이 금융에 AI를 활용하는데 일종의 허들이 되어왔다고 본다. “금융에서의 AI 규제나 데이터 활용에서 좀 더 유연한 정책들이 만들어진다면 금융 분야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서비스에 AI를 활용할 수 있고, 금융 AI 분야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금융은 대다수 국민들에게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분야이지만, 어떻게 보면 꼭 가까이 두고 알아야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오 센터장이 기대하고 추구하는 비전의 하나는 국내 금융 AI의 생태계를 키울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전 국민의 AI 일상화다.

 

  

◇ 오순영 금융AI센터장은

오순영 센터장은 1977년생으로 서울여대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한글과컴퓨터에 입사해 15년 후인 2019년 첫 여성 최고기술책임자(CTO·전무)에 올랐다. 한컴그룹 AI 신사업 개발을 총괄했으며, 한컴그룹 AI 부문 계열사 CTO를 역임하고 AI 관련 계열사 두 곳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지난 2022년 러브콜을 받고 KB금융에 몸 담은 이래 혁신적인 AI 기술을 금융권에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 제5회 중견기업인의 날 대통령 표창, 2021년 제22회 소프트웨어 산업인의 날 과기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다.

 


대담=명재곤 금융증권부장
정리=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