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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플루언서] 읏디 "장애 있어도 똑같이 사랑스러운 고양이죠"

입력 2020-06-14 13:59 | 신문게재 2020-06-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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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다이아 티비 파트너 크리에이터 읏디는 장애묘들과도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최대한 밝은 분위기에서 영상을 촬영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CJ ENM)

 

펫숍에서 분양한 고양이를 유기묘로 둔갑시켜 다수의 구독자를 확보한 유튜브 한 채널이 동물 학대 의혹을 받다 결국 운영을 중단했다. 논란이 일자 반려동물 먹방과 장애물 넘기 챌린지 등, 조회 수에 목매는 영상에 대한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곱지 않은 시선 속에서도 상처 입은 고양이를 입양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그린 유튜브 채널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CJ ENM 다이아 티비 파트너 크리에이터 읏디는 고양이 4마리와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애묘인들의 호응을 얻었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그는 독립하자마자 장애묘를 구조해 키우기 시작했다. 아파트 단지 근처 상자에서 발견한 ‘후추’를 뺀 3마리의 고양이가 이런 장애를 안고 있다. ‘애동이’는 척수에 이상이 있어 뒷다리를 쓰지 못하고, ‘정색이’와 ‘앙팡이’는 한쪽 눈을 보지 못한다. 지난해 초 개설한 ‘읏디의 고양이타이쿤(Cat Tycoon)’은 현재 7만명의 구독자와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아픈 고양이들과도 즐겁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밝은 분위기의 영상을 찍고 있어요. 저처럼 젊은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장애가 있는 고양이들을 보듬어 줄 수 있습니다. 여행 가기 전 고양이를 맡기는 방법, 제약 없이 취미를 즐기는 노하우 등을 전수하고 있죠. 때문에 챌린지처럼 유행을 타는 주제는 잘 안 하려고 해요.”

그는 장시간 집을 비우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한다. 다리가 불편한 ‘애동이’는 7시간에 한 번씩 배를 눌러줘야 소변을 볼 수 있기 때문. 물론, 그도 처음에는 허덕였다.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생활 패턴을 맞춰주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리듬만 맞추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어요. 오히려 외적인 문제보다 내적인 아픔을 가진 아이들을 보호해 주는 것이 더 어려워요. 영상 속 고양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위로를 받는다는 구독자들이 많아요. 제 채널을 통해 많을 분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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읏디의 반려묘인 애동이(왼쪽)와 정색이. (사진=이철준 기자)

 

그의 촬영 장비는 캠코더 1대, 스마트폰 1대가 전부다. 편집에는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를 쓴다. 시간을 정해 영상을 찍지는 않는다. 언제나 카메라를 옆에 두고 인상적인 모습을 매 순간 찍어 1주일 분량이 쌓이면 한꺼번에 엮는다. 편집에는 보통 5시간이 소요된다. 구독자 주 연령층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 여성이 98%를 차지한다.

“유기묘 구조 요청이 많이 들어와요. 죽어가는 고양이 사진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 과정에서 정신적인 충격을 받기도 했죠. 지금은 유기묘들을 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어느 정도 내려놓고 조언을 전하는 식으로 간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어요.”

그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십분 활용해 구독자들과 소통한다. 가끔 라이브 방송을 켜고 구독자들의 반려동물과 프로필을 그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팬카페에서 그림 수업을 한다. 반려동물용품 박람회에서 만나 선물을 주고받기도 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구독자들과 그림을 그리려고 해요. 쉽고 간단하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요. 반려동물을 그리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죠. 언젠가는 야외로 나가 함께 그림을 그리는 상상도 해요.”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는 유튜브 수익이 반려묘들과 함께하는 일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일례로 ‘애동이’의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든 비용만 수 백만원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읏디는 구독자들에게 부탁의 말을 전했다. “고양이를 입양할 때 펫숍보다는 유기동물입양 플랫폼을 살펴보는 것을 추천해요. 건강하고 인기 많은 아이들보다 소외되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줬으면 합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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