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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FA' 전인지·박성현, 왜 스폰서 못구하나?

입력 2017-01-23 17:08 | 신문게재 2017-01-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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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대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박성현(왼쪽)과 전인지가 아직도 메인 후원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박성현과 전인지.(사진제공=KLPGA)

 

한국 여자 프로 골프를 대표하는 전인지와 박성현이 메인 후원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어 두 선수가 어떤 기업과 후원계약을 체결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인지는 2016 시즌 LPGA 투어에 데뷔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여자골프랭킹 3위에 자리하며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 했다. 2017 시즌에도 LPGA 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다. 박성현 역시 2016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투어에서 7승을 거두며 국내를 석권하고, 올해부터는 LPGA 투어 무대에 데뷔한다. 박성현은 국내외에서 LPGA 신인상 수상후보 1순위로 꼽힌다.

이들 두 선수는 세계 여자 골프계에서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과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이 두 선수가 아직까지 메인 후원사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두 선수는 글로벌 기업이 아닌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후원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데, 일단 금액에서 선수와 기업 사이의 차이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물망에 오른 기업들이 모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거액의 선수 후원 계약 체결하는데 부담을 느끼면서 협상이 지지부진 한 상태다.

반면 현재 여자랭킹 1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최근 글로벌 골프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는 PXG와 새롭게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과거 여자 프로골프 랭킹 1위였던 ‘골프 여제’ 아니카 소랜스탐(스웨덴) 역시 현역 시절은 물론이고 은퇴 후에도 캘러웨이와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세계남자골프랭킹 1위 자리를 683주 지켰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프로에 입문할 때 나이키와 거액을 받고 계약을 체결했고,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전인지나 박성현처럼 세계 프로 골프 무대서 큰 활약을 펼치는 한국 프로 골퍼들은 왜 글로벌 기업들과 후원 계약을 맺지 못할까.

글로벌 기업은 물론이고 국내 기업들도 유명 스포츠 스타들을 통해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고, 더 나아가 제품을 소비자들에 알리는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골프 역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는데 있어 가장 적합한 종목으로 꼽힌다. 특히 개인 종목이라 스타 선수 단 한명과 후원 계약을 맺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따라서 세계 톱랭커들이 대부분 글로벌 골프 브랜드 기업들과 후원 계약을 맺고 모자에 이들 기업들의 브랜드를 달고 투어 무대를 누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대개 국내 기업의 로고를 달고 뛴다.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국내 선수들의 세계무대 진출 경로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부분의 유명 스타들은 국내 무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 다음 세계무대로 진출하고 있어 서다.

자연스럽게 국내에서 활동할 때 국내 기업들과 체결한 후원 계약으로 인해 세계무대에서 큰 성과를 내도 글로벌 브랜드들로부터 러브 콜을 받지 못한다. 금액도 문제지만 국내기업 이미지가 각인된 한국 선수들은 글로벌 브랜드에게는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한 글로벌 골프 브랜드의 한국지사 관계자는 “세계무대에서 검증된 국내 선수와 메인 후원 계약을 추진해 보았지만 금액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여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국내 선수들과 계약을 할 때는 본사와 협의를 통해 결정하게 되는데 국내 선수들이 제시한 금액이 본사에서는 상상을 초월한 정도로 커서 메인 후원 계약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선수 에이전트들이 글로벌 기업과의 계약을 꺼리는 것도 한 이유다. 글로벌 기업과 후원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에이전트들이 소속 선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물론이고 미래의 성장가능성과 마케팅 요인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의 선수 에이전트들은 이런 부분에 대한 준비가 안돼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국내 기업과의 후원계약은 상당히 빠른 시간에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에에전트들은 국내기업과의 계약을 더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

국내 한 에이전트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선수 후원 계약을 체결할 때 오너의 의지가 결정적”이라며 “오너가 좋아하는 선수의 경우는 금액에 큰 부담되지 않으면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정상급 프로골프 선수의 국내 몸값에 거품이 끼어있고, 에이전트들의 주먹구구식 운영이 글로벌 브랜드와의 후원계약을 맺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전인지와 박성현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골프 스타들도 주먹구구식 마케팅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들과 후원 계약을 체결해 진정한 글로벌 스타로 자리 매김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다.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kungkung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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