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가가 카카오뱅크 흥행에도 불구하고 낮은 지분율과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 하락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가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전날 대비 3500원(2.97%) 하락한 11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달 27일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3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 행진을 이어왔지만 지난 1일부터 하락세로 전환해 이틀 동안 주가가 4.5%가량 하락했다.
카카오의 급락은 카카오 뱅크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개시 5일 만에 100만 계좌를 돌파 등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지만 실제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뱅크의 지분율은 10%에 불과하다. 금산 분리법에 따라 의결권은 지분 중 4%만 행사할 수 있다.
동종 업종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과 주당순자산비율(PBR)이 고평가됐다는 점도 한몫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PER과 PBR 추정치는 각각 52.87배, 2.18배를 기록했다. 인터넷 업종의 PER(13.09배)보다 약 400% 높게 평가된 상태며 PBR 역시 24%가량 고평가 됐다. 경쟁업체인 네이버의 PER(27.15배)보다도 200% 가까이 높은 수치다.
증시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의 호재가 당장 카카오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직접적인 주가 상승의 요인은 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카카오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이 파악되기도 전에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등한 것”이라며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한 것도 아니므로 주가 상승폭만큼 하락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사업 초기에는 마케팅 비용과 같은 투자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실적에는 부정적이다”며 “향후 금융서비스를 연동한 플랫폼 사업으로 수익을 낼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종민 기자 aidenh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