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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리와 영화의 만남, 국립국악원·김태용 감독·김수안 '꼭두'로 뭉쳤다!

입력 2017-08-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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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과 영화가 만나는 공연 ‘꼭두’ 제작진과 출연진들. 왼쪽부터 방석준 음악감독, 김해숙 국립국악원장, 동민 역의 최정후, 광대꼭두 이하경, 길잡이꼭두 심재현, 수민 역의 김수안, 시중꼭두 조희봉, 동민 역의 최고, 무사꼭두 박상주, 김태용 감독.(사진제공=국립국악원)

 

“저희도 모르게 영화를 찍던 스태프들이 눈물을 떨군 기억이 있습니다. 눈물을 떨구게 한 그 정체가 뭘까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단편영화 ‘그녀의 연기’(2012) 중 공효진이 장난처럼 부르는 판소리 ‘춘향가’의 ‘갈까부다’ 대목을 촬영할 때의 일이었다. ‘여고괴담’ ‘가족의 탄생’ ‘만추’ 등의 김태용 감독이 국악과 영화가 만나는 공연 ‘꼭두’(10월 4~22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의 대본집필과 연출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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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태용 감독.(사진제공=국립국악원)
30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 ‘꼭두’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태용 감독은 ‘영화’를 접목한 ‘꼭두’ 제작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듣는 것만으로 저도 모르게 눈물을 떨구게 하는 우리 소리의 힘’이라고 밝혔다.

“장난처럼 부르다 공효진씨도 눈물을 흘렸어요. 소리를 잘해서가 아니라 이상한 기운이 있었죠. 저한테는 신기한 첫 경험이었어요. 국악을 모르는 분들이 그런 순간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어요.”

‘꼭두’에 대해 “국악과 영화, 영화적 이야기와 무대, 삶과 죽음 그리고 이승과 저승이 공존하는 이야기”라고 소개한 김 감독은 “스크린이 현실이고 무대가 저승이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악원의 훌륭한 분들을 공짜로 캐스팅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에 저는 물론 배우들까지 흥분하고 있습니다. 결과가 실패하더라도 과정에서 나눌 수 있는 게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준비 중이죠.”


◇우리 소리 그대로를 살린 음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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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방준석 음악감독(왼쪽)과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사진제공=국립국악원)

 

“매번 (국립국악원에) 올 때마다 겸손해지는 경험을 해요. 이런 기회가 아니면 훌륭하신 (전통) 음악인들, 예술인들과 언제 작업을 할 수 있을까 싶죠. 함께하는 매순간 발견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아요. 국악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뼛속까지 깊이 침투된 선율이며 몸의 동작인 걸 깨닫고 있죠.”

‘꼭두’의 음악은 영화 ‘군함도’ ‘박열’ ‘사도’ ‘베테랑’ ‘라디오스타’ 등의 방준석 음악감독이 책임진다. 그는 우리 소리의 힘을 재차 강조했다.

“여기(국립국안원) 있는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어요. 어떻게 접근할까 고민했지만 음악적으로 이 안에 있는 것들을 가지고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국악이 과거의 것이 아니라 현대에 공존하는 음악이기 때문이죠. 연극도 아니고 영화도 아니고 무용도 아닌 ‘꼭두’가 어떤 공연이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기대를 가지게 되는 이유는 전통 국악과 춤, 영화가 어우러진, 굉당히 새롭고 흥분되는 체험임을 확신하기 때문이죠.”


◇슬픈 기운을 축제로 떨쳐 보낼 ‘꼭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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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수민 역의 김수안(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동민 역의 최고·최정후.(사진제공=국립국악원)

 

“판타지지만 거짓 같지 않은, 슬픈 기운을 편안하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공연이 되길 바라요.”

수민 역에 캐스팅된 ‘군함도’ ‘장산범’ ‘부산행’ ‘숨바꼭질’ 등의 아역배우 김수안은 ‘꼭두’에 대한 이같은 바람을 털어놓기도 했다. ‘꼭두’는 바닷가의 수민(김수안)·동민(최고·최정후) 남매가 골동품 장수에게 팔아버린 할머니의 꽃신을 돌려받기 위해 애쓰다 환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중꼭두(조희봉), 길잡이꼭두(심재현), 광대꼭두(이하경), 무사꼭두(박상주) 등 망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꼭두들의 세계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는 슬프지만 축제를 연상시킨다.

30여분짜리 영화촬영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무대 연습에 돌입할 김수안은 ‘꼭두’에 대해 ‘가식적이지 않은, 자연스럽게 다가갈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2014년작 ‘신촌좀비만화’로 김태용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수안은 “처음 도전 하는 연극인데 영화랑 같이 하는 게 신기해서 해보고 싶었다. 연습도 많이 많이 해서 얼른 관객을 만나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따뜻한 ‘꼭두’, 내년에도 만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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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시중꼭두 조희봉(왼쪽), 길잡이꼭두 심재현(위부터), 광대꼭두 이하경, 무사꼭두 박상주.(사진제공=국립국악원)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풍부하게 경험할 환경이 조성되지 못해서 그렇지 조금만 들어도 바로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우리 마음, DNA 안에 이미 우리 소리와 예술을 즐길 준비는 다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꼭두’를 기획·주최하는 국립국악원의 김해숙 원장은 “다른 분야에 비하면 ‘너무 너무 너무’ 적은 금액이지만 국립국악원 작품 중 제일 많은 제작비를 ‘꼭두’에 투입했다”며 “김태용 감독의 제안으로 ‘꼭두’ 제작 과정을 축약한 단편영화를 만들기로 했고 내년 예산까지 이미 책정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태용 감독님이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가족의 따뜻함에 국악원이 가진 콘텐츠가 뒷받침될 예정입니다. 현재는 (중국과의 외교) 환경이 좋지 않아 관광쪽은 미뤄두고 있지만 우리 대중과 먼저 만나고 (환경이 나아지면) 세계인과 함께 우리 것을 펼쳐볼 생각입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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