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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신세경 “흔한 ‘캔디女’는 재미없잖아요?”

[人더컬처] '하백의 신부' 물오른 연기 선보인 신세경

입력 2017-09-06 07:00 | 신문게재 2017-09-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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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세경 (사진제공=나무엑터스)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사랑스럽게 보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어요.”

19년차 배우 신세경은 영민했다. 자신이 가진 목소리, 눈동자, 분위기를 바꿀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주어진 틀 안에서 역할을 소화하는 게 배우의 숙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맡은 캐릭터가 가진 삶의 그래프를 설득력있게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하백2017_신세경-남주혁 애틋 눈맞춤
드라마 ‘하백의 신부’의 한장면(사진제공=CJ E&M)

 

지난 달 종영한 tvN 드라마 ‘하백의 신부 2017’(이하 하백의 신부)의 여주인공 소아는 신세경의 노력의 결실이다. 윤미정 작가의 동명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한 ‘하백의 신부’는 인간 세상에 온 물의 신(神) 하백(남주혁)과 대대손손 신의 종으로 살아야 하는 운명을 지닌 신경정신과 의사 소아(신세경)의 코믹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하지만 신세경이 연기한 소아는 기존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속 상큼발랄한 ‘캔디’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고 자살시도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까칠한 성정을 지녔다. 신계 인물들이 주인공인 ‘하백의 신부’에서 소아는 홀로 현실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자칫 이질적일 수 있지만 신세경은 속정 깊은 소아의 감정선을 촘촘하고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드라마는 원작 인기에 비해 큰 화제를 모으지 못한 채 평균 시청률 3%를 유지했다. 하지만 소아는 물오른 신세경의 미모와 안정된 연기에 힘입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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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세경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제가 일반적인 로맨틱코미디의 여주인공과 다르게 가라앉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웃음) 그렇지만 억지로 사랑스러워 보이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무엇을 위해 그래야 하나요? 더욱이 소아는 로맨틱코미디 여주인공 전형을 벗어나는 인물이에요. 1부와 2부에서는 계속 한숨 짓고 돈타령을 하죠.”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안긴 건 정현정 작가의 대본이다. 신세경은 “드라마 촬영 전 제작진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수국의 세계관과 소아라는 인물에 대해 확실히 인지했다”며 “나는 소아의 서사가 좋았다. 소아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모습이 한편의 성장드라마 같았다. 만약 ‘로맨틱코미디’라는 가치관과 편견 때문에 소아가 덜 미워보이게 했다면 오히려 역할에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경의 선택은 분명했다. 백마 탄 재벌남성이 평범한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탈피하고자 했다. 이는 최종회까지 이어졌다. 하백은 신계 귀환을 포기한다. 소아는 문장의 힘을 통해 하백의 사멸을 막는다. 두 사람은 주종관계라는 운명의 굴레를 벗고 ‘윤소아-하백’ 문패가 걸린 집으로 입성하며 해피엔딩을 맞는다. 

 

“하백이 실력을 되찾거나 저를 왕비자리에 앉히지 않았어요. 이게 ‘하백의 신부’가 빛나는 지점인 것 같아요. 소아가 하백을 사랑한 이유는 그의 권위나 권력, 실력보다 그 자체였던 점이 아름다웠죠. 소아에게 가장 필요한 건 행복이라는 사실을 짚어준 결말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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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세경 (사진제공=나무엑터스)

하백 역의 남주혁은 신세경이 처음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연하의 연기자기도 하다. 신세경은 “처음으로 동생과 함께 해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는데 하백처럼 먼저 다가와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 “성실하고 남을 배려하는 남주혁의 연기는 초심을 다지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안의 화제를 모은 키스신에 대해서는 “집중해서 찍는 게 최선이기 때문에 특별한 감흥은 없었다. 양치를 공들여 하는 정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1998년 가수 서태지의 ‘테이크5’ 포스터 모델로 데뷔한 신세경은 아역 배우 시절을 거쳐 20살인 2009년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주인공을 맡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시대잖아요. 제가 ‘지붕뚫고 하이킥’에 출연했던 20살 때 보다 훨씬 더 사회가 혼탁해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장면을 보여주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비록 작은 날갯짓일 수 있겠지만 책임감을 갖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고 싶어요. 앞으로 제 자식이 살아가야 할 사회이기도 한데 늘 의식이 깨어있어야죠.”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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