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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10년차 배우 공승연, '혼자 사는 사람들'로 날다

[人더컬처] 공승연,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로 연기력 과시
시대에 맞는 소재와 메시지 덤덤히 그러내
"배우라는 직업 어울리는 사람 되겠다"포부 밝혀

입력 2021-05-17 18:00 | 신문게재 2021-05-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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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승연은 이 영화를 그저 ‘1인 가구’의 삶이 아닌 제대로 작별하는 법에 대한 영화라고 소개했다.(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데뷔 10년 차.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았다. 19일 개봉을 앞둔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은 저마다 1인분의 외로움을 간직한 다양한 1인가구들의 이야기다. 극 중 진아는 베테랑 콜센터 상담직원이면서 아무 하고도 감정을 섞지 않는 ‘혼자가 편한’ 사람이다.

 

그 시작은 어린시절 바람나 집을 나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런 남편을 용서하고 뒤늦게 살림을 합친 엄마는 갑작스럽게 죽었다. 자신의 사수였던 회사 팀장이 동료들 앞에서 진아의 월등한 실적을 “모친상을 당해 이틀 쉬었는데도 너희들의 두배 이상 콜을 받았다” 칭찬한 것이 왕따의 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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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진아에 대해 “사실은 사람들과 섞이길 바란게 아니었나 싶다.그래서 열린 결말이 더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는 공승연.(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아무래도 시간 순서대로 찍기는 어려운 영화였어서 예민함을 유지해야 하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장편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게 두려웠기에 처음 시나리오가 들어왔을 때는 ‘진짜 나에게 온 작품이 맞나?’ 확인해 볼 정도였죠.(웃음) 감독님이 제 드라마를 거의 다 보셨는데 일단 제 목소리가 이 역할에 찰떡같이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제가 연기하는 진아의 얼굴이 궁금해서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인 홍성은 감독은 단편영화 ‘굿 파더’(2018)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온 실력파다. 

 

자신과의 첫 미팅에 아이패드 안에 한 가득 질문지를 작성해온 주인공의 남다름을 보고 예정된 미팅 시간을 훌쩍 넘길 정도로 대화를 나눴다.


영화 속엔 고독사한 아버지와 사별한 옆집 남자, 혼밥이 편한 20대 등 다양한 1인 가구가 나온다. 얼결에 신입사원의 교육을 맡게 된 진아는 자신과 다르게 고객들과 교감하고 오지랖 넓은 후배 수진(정다은)의 모습에서 작은 균열을 느낀다.

공승연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담배를 배웠는데 쉽지 않더라”면서 “장초를 그냥 버린다던가 하는 장면은 흡연자들이 분명 어색할 신들”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회사 동료와 마주치기 싫어 일부러 먼 곳에 위치한 식당에서 혼밥을 하고 커피와 수다 대신 니코틴을 충전하며 거리를 두는 진아 역할은 6년째 독립해 살고 있는 배우 공승연에게도 공감보다 궁금증이 많은 캐릭터였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게 편한 타입이니까 진상고객을 만나도 개의치 않아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을 익숙하게 보이게 하고 싶었습니다. 동생의 첫 직장이 콜센터 직원이었는데 집에서 많이 울었어요.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할 정도로. 아마 진아 역시 처음엔 다 겪었던 일이었지만 지금은 에이스가 된 거잖아요. 궁금한 역할을 연기해야 하니 힘든 것도 분명 있었지만 그만큼 쾌감도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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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중 공승연(사진제공=더쿱)

 

공승연은 진아로 변신하기 위해 상담사들의 유튜브를 섭렵하고 샤워하면서도 밝은 톤의 목소리를 내곤 했다. 매사에 무표정하면서도 생각이 많고 왜 이렇게 사는지에 대한 고민도 달고 살았다. 그 결과물은 첫 배우상으로 이어졌다.

“사실 이전에는 뉴스타상이나 아이콘상을 받았어요. 연기에 대한 상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눈물이 터지더라고요. 멋지게 수상소감을 해야겠다고 걸어나갔는데 감사한 마음을 못 전하면 어쩌나 싶고…그동안 연기했던 모습들이 머릿속을 스치면서 결국 울기 바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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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시절 그들의 연예인으로 불렸을 정도로 뛰어난 외모와 목소리를 가진 공승연은 일찌감치 연기자로서의 꿈을 키워왔다. 막내 동생 정연이 그 끼를 이어받아 트와이스의 멤버로 활약하고 있는 걸 보면 집안에 예술가적인 피는 타고난 듯 하다.

 

그는 “얼마전 동생이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때는 언니인 내가 그걸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가족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타입”이라고 자신의 성격을 정의 내렸다.

“가족들이 배우를 하겠다는 제 꿈을 지지는 해도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사실 ‘그 정도면 됐다’는 가족들의 시선에 더 오기가 생겼던 것 같아요. 저만의 강점이라면 워낙 어렸을 때부터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보고 혼났던 경험이 있다 보니 멘탈을 붙잡을 수 있었던 것? 일단 시작하면 끝을 잘 맺으려는 건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어요.” 

 

사실 공승연은 ‘혼자 사는 사람들’을 무려 2년 전에 촬영을 마쳤다. 연기에 대한 목마름과 연예인으로서의 자아가 충돌되는 시기였다. 욕심내 도전했지만 개봉일에 대한 확답은 감감무소식이었고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다. 공승연은 “코로나 이전에 찍었는데 혼자가 익숙한 시대에 개봉하게 됐다”면서 “다시금 혼자라는 의미에 대해 되새겨 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근에 줄리아 로버츠에 빠져서 최근작까지 모두 몰아봤는데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모습이 너무 멋졌어요. 나이에 맞는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더라고요. 배우라는 직업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앞으로의 제 목표입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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