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Health(건강) > 생활건강

[비바100] 두 살배기 아이 벌써 우울증? 이유없는 짜증은 없다

1~6세 1% 소아우울증, 부모에 집착하고 표정변화 없어 … 치료 미루다 ADHD 초래

입력 2017-03-30 07:00 | 신문게재 2017-03-30 14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소아우울증
소아우울증은 연령대별로 증상이 다른데 2세 미만 영유아는 활기가 없고, 칭얼거림이 심하며, 체중이 늘지 않거나 감소한다.

 

 

우울증은 성인만 겪는 병이 아니다. 소아우울증은 1980년 미국 정신과 진단분류체계인 ‘DSM-III’에 포함되면서 정식 질병으로 분류됐으며,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국내 1~6세 아동의 1%, 7~12세 아동의 2%가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와 달리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심리사회적 요인이 수두룩하다. 맞벌이가 당연시되는 현 세태에서 유·소아는 일터로 나간 부모와 오래 떨어져 있거나 어린이집 교사 등 양육자가 자주 바뀌면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부모가 평소 신경질적이거나 우울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소아우울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시기가 되면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학업스트레스가 원인이 된다.

소아우울증은 연령대별로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2세 미만 영유아는 활기가 없고, 칭얼거림이 심하며, 체중이 늘지 않거나 감소한다. 각종 감염질환에 잘 걸리고, 표정도 잘 변하지 않는다. 2~3세 시기엔 언어·대소변 가리기 등 행동발달이 늦고 유난히 양육자에 매달리거나 공포, 불안, 반항적인 행동이 나타난다. 장난감을 주거나 놀이터에 데려가도 잘 놀지 않고 짜증을 낸다.  

 

14
한창수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평소와 다른 행동을 그저 '어려서 그렇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마음의 상처가 깊어질 수 있다"며 "아이 행동엔 분명 이유가 존재하고 이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3~6세 땐 잘 웃지 않고 불안과 공포감을 자주 호소하며 또래 친구들과의 교우관계에서 위축된 모습을 보인다. 초등학교 시기인 7~12세가 되면 성인 우울증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학교 성적이 현저히 떨어지고 반항심, 분노, 집중력장애 등이 동반된다.

아이들은 성인과 달리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편함을 느껴도 말로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므로 우울증의 징후를 알아채기 쉽지 않다. ‘우울하다’는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엇이 싫고 하기 힘들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반항, 고집, 떼쓰기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자연스러운 행위다. 갖고 싶은 장난감을 얻기 위해 고집을 부린다. 만약 부모가 장난감을 사준다면 기쁨을 느끼고, 반대로 사주지 않고 잘 타일렀다면 곧 장난감에 대한 관심을 접고 다른 것에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우울증 증상이 있는 아이는 설득이 통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떼를 쓴다.

특별한 일도 아닌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어린이집에서 친구와 부딪혀 넘어지거나 같은 장남감을 두고 싸울 경우 보통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듯 별 일 없이 지나간다. 하지만 소아우울증 아이는 그 자리에서 큰 소리를 내며 울거나, 친구에게 손찌검을 한다. 물론 나이나 성격에 따라 행동 양상은 천차만별이지만 이런 모습이 자주 반복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부모가 아이의 우울증을 알아채지 못하고 방치하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질환은 유치원·초등학교 시기에 주의력 산만, 과잉활동, 충동성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사춘기가 시작되는 청소년기에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한창수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평소와 다른 행동을 그저 ‘어려서 그렇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마음의 상처가 깊어질 수 있다”며 “아이 행동엔 분명 이유가 존재하고 이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 나타나는 아이의 이상행동은 부모가 자신의 어려움을 알아주길 바라는 또다른 표현일 수 있다”며 “일과 육아의 병행이 힘들더라도 아이의 눈높이에서 놀이와 대화를 지속하고, 필요에 따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