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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의 판정머신? 도슨, 하드펀처 본능 실종

입력 2018-03-0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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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yu
UFC 존 도슨(도슨 페이스북)

UFC 플라이급 인기스타 출신 존 도슨(34,미국)이 밴텀급에서 첫 연승에 성공했다.

도슨은 지난 4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벌어진 <UFC 222 사이보그 vs 쿠니츠카야>에서 페드로 무뇨즈(32,브라질)를 상대로 2-1 판정승을 거뒀다.

무뇨즈가 체구는 작지만 대신 날렵함으로 승부하는 도슨의 미친 스피드를 잡기 위해 전략적인 준비를 마치고 나왔다.

호리구치 쿄지와 함께 훈련을 하며 스피드 적응 훈련을 하는가 하면, 오른발 미들킥 카드도 장착했다. 무뇨즈의 최대 무기는 주짓수지만 날렵한 강펀처 도슨을 잡기 위해서는 맞춤형 무기가 필요했고, 그것이 오른발 미들킥이었다.

하지만 무뇨즈의 미들킥은 도슨에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사용 횟수는 많았으나 다소 정직하게 단발성으로 들어가 도슨은 계속해서 킥캐치를 해냈다.

킥하는 발을 잡고 넘어뜨리는가하면 그 상태에서 바로 펀치 공격을 시도했다. 조금의 틈만 있으면 바디와 안면으로 펀치가 들어갔다. 케이지가 등에 닿았다 싶은 순간 튕겨나가듯 들이닥치며 뻗는 주먹도 일품이었다.

그럼에도 무뇨즈 입장에서는 도슨을 다른 식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준비해온 것이 딱 그것뿐인 듯 다른 전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른발 미들킥은 대부분 잡히거나 피해내는 가운데 그라운드로 가기 위한 엉키는 상황은 거의 만들어내지 못했다.

도슨은 무뇨즈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사이드 스텝을 밟았다. 케이지 구석으로 몰리면 여지없이 오른쪽 방향으로 돌며 거리를 벌렸다. 그 와중에서도 허점이 보인다싶으면 빠른 펀치는 계속해서 뻗어졌고 더불어 니킥도 간간이 들어갔다.

무뇨즈가 도슨의 날렵한 움직임을 잡기위해서는 왼발 미들킥이 필요했다. 반복적으로 도슨이 도는 방향을 향해 레프트 미들킥을 차주면 동선이 묶여버리며 사이드 스텝을 가져가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었다. 도슨에게 혼선이 일면 오른발 미들킥도 더 효과를 발휘할 것이 분명했다.

스피드를 잡기 위한 상대에게 느린 쪽에서 시도할만한 또 다른 무기는 클린치다. 물론 도슨같이 빠른 상대의 움직임을 묶어 놓는다는 자체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제대로 된 시도조차 없었다는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종료 1분 전 엉키는 상황이 찾아왔지만 그때는 너무 늦었다.

무뇨즈로서는 도슨이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패턴의 다변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경기 내내 뻔한 공격으로 일관했고, 도슨 역시 그에 맞게 대응하다 3라운드 대부분이 흘러간 경기였다.

어렵사리 연승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도슨 입장에서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플라이급 시절 도슨이 인기를 누렸던 배경에는 경량급에서 보기 드문 하드펀처 스타일이라는 이유도 컸다. 하지만 체급을 올린 현재 그러한 이미지가 사라져가고 있다. 

아슬아슬한 판정 경기가 자주 나오고 있다는 것은 특유의 마무리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더욱이 무뇨즈 전같이 수비적인 대응이 잘된 경기마저 넉아웃과 관련 없는 경기가 되어버렸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도슨은 사이즈가 작은데다 운영형 파이팅이 아주 좋은 타입도 아니다. 인기는 물론 성적을 위해서도 한방이 먹혀야 제대로 살아난다고 볼 수 있다. 그저 그런 아웃복서 캐릭터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런 점에서 밴텀급에서 현재의 모습은 이래저래 아쉬움이 크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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