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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진짜 우리 악기를 찾아서…올해의신작 ‘태고의 소리, 흙의 울림, 훈과 율기’

입력 2023-02-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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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근
‘태고의 소리, 흙의 울림, 훈과 율기’의 송경근 예술감독이 우리 전통 악기 훈을 개량한 ‘송훈’으로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다(사진=허미선 기자)

 

“우연치 않게 가족들과 민속촌에 놀라간 적이 있어요. 거기서 우리나라 국악기라면서 ‘훈’을 팔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이 악기는 우리나라 악기가 아닙니다. 중국 악기죠. 사실 저도 훈을 본적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의 훈은 5개의 지공(指孔)을 가지고 있는데 (민속촌에서 훈이라고 팔고 있는) 이건 8개의 지공이 있죠. 중국 악기 ‘슌’입니다. 그래서 개량을 해야겠다 마음 먹었죠.”

그렇게 공간서리서리 송경근 대표가 시작한 우리 고유의 악기 ‘훈’에 대한 탐구 결과물이 ‘태고의 소리, 흙의 울림, 훈과 율기’(2월 1,0, 11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 담겼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주관하는 우수 신작 발굴 지원사업인 ‘2022 공연공예창작산실 올해의신작’(이하 올해의신작) 전통예술 부문 선정작으로 송경근 대표가 예술감독으로서 작·연출·음악을 담당하고 무대에도 오른다. 

 

태고의 소리 흙의 울림 훈과 율리
민속촌에서 ‘훈’으로 팔리고 있는 중국 악기 슌(왼쪽)과 ‘태고의 소리, 흙의 울림, 훈과 율기’의 송경근 예술감독이 개량한 ‘송훈’(사진=허미선 기자)

 

스스로를 “소리를 공예하는 남자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 송경근 대표는 무대 전문가이자 악기 공예가이며 월드뮤직 그룹 공명(강선일, 박승원, 송경근, 임용주)의 대·소금·디저리두 주자이기도 하다.

26년째 창작음악 활동을 하면서 필요한 악기들을 만들며 자타칭 ‘소리를 공예하는 남자’가 된 그가 개량한 ‘송훈’은 “원래 문묘제악을 연주할 때 효과음을 내는 아이를 멜로디 악기로 복원한 것”이다.

“한국의 훈에 대한 역사를 찾는데 자료가 너무 없는 거예요. 한줄도 없어요. 5개의 지공이 있는 흙으로 만든 관악기라는 기록 뿐이었죠. 사실 이 악기는 중국에서 넘어왔어요. 대금, 해금 등도 중국에서 넘어왔지만 한국의 악기가 됐잖아요. 훈 역시 한국의 악기가 됐고 교과서에까지 소개돼 있는데 너무 관심들이 없었어요. 사실 저도 몰랐거든요. 그래서 복원을 했죠. 5개의 지공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유지하면서 멜로디가 가능하도록 작은 구멍을 하나 뚫었어요.” 

 

송경근 감독
‘태고의 소리, 흙의 울림, 훈과 율기’의 송경근 예술감독(사진=허미선 기자)
그렇게 2018년 효과음 뿐 아니라 멜로디까지 가능하게 된 ‘송훈’으로 다양한 창작 음악을 선보여 온 송 대표는 “악기를 복원하고 개량했지만 김치, 백두산, 한복, 태권도 등이 자기네 거라고 우기는 중국이 송훈도 자기네 거라고 할 것 같았다”며 “중국에서는 이 악기가 삼나라, 우리의 고조선 때 유적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우리나라 악기로서 좀더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우리나라 음악을 연주를 할 수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정악과 우리 민속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전통 산조를 흉내내 연주를 했죠. 이번 공연에서 12분 정도 되는 ‘송훈산조’를 선보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1240도에서 구워야 하는, 10도만 낮은 온도에서 꺼내도 반음이 낮아지는 까다로운 악기 송훈과 더불어 도자기 타악기 ‘율기’도 함께 선보인다. 이 악기에 대해 송 대표는 “그릇인데 치면 울림이 있다”고 소개했다.

“굉장히 많은 그릇을 가지고 흙에서 만들어지는 울림과 소리를 연구 중이에요. 더불어 돌로 만든 편경을 연구 중이기도 합니다. 역사에 ‘와경’이라고 기록돼 있는 악기죠. 이번 공연에서는 송훈과 율기, 와경 그리고 소리가 더 잘나게 개량한 제주의 물허벅 등으로 ‘송훈산조’를 비롯해 10곡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송 대표는 이번 공연에서 악기에 대한 기록 등을 적은 130쪽 가량의 책자를 관객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그는 “이번 공연은 많은 후배분들이 송훈을 국악기로서 온전히 연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와경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 중”이라며 “그렇게 우리 악기가 좀 더 다채로워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오카리나, 바이올린 등을 연주하는데 우리 국악기는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송훈의 체계를 잘 정립해서 학생들이 ‘아리랑’을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공연을 준비 중이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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