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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클릭 시사] 좌탈입망(坐脫立亡)

입력 2024-03-31 14:23 | 신문게재 2024-04-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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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道)를 많이 닦은 고승(高僧)들이 자신이 기거하던 곳에서 단정히 자리에 앉은 채 입적(入寂)하는 것을 ‘좌탈입망(坐脫立亡)’이라고 한다. ‘진짜 고승은 죽을 때야 비로소 그 도력(道歷)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불교에서는 승려가 오를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보여주는 죽음으로 묘사된다.

원래는 단정히 앉은 채 죽음을 맞는 것을 ‘좌탈(坐脫)’, 서 있는 그대로 운명하는 것을 ‘입망(立亡)’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자리에 앉은 채 입적하는 일을 통칭해 ‘좌탈입망(坐脫立亡)’이라 부른다. 마지막 죽는 순간에도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하면서, 고통과 번뇌의 원인 덩어리인 몸을 벗어 던지는 것으로 이해된다.

국내 고승들 가운데는 사명대사가 해인사에서 가부좌를 틀고 입적했던 것을 전해진다. 승찬 스님은 뜰에서 산책을 하다 나뭇가지를 잡은 채 서서 열반했다고 한다. 근대에는 조계종 초대 종정인 효봉 스님과 순천 송광사의 초대 방장 구산 스님, 조계종 5대 종정 출신의 백양사 서옹 스님 등이 같은 길을 따랐다고 한다. 심지어 중국 당나라 때의 등은봉 스님은 물구나무를 선 채로 열반했다고 전해진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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