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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300원 밑으로 어렵다?, 왜

입력 2023-09-03 09:17 | 신문게재 2023-09-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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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평가 약세 영향…외환보유액 4.7억달러↑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 경제가 부진하고 유로존의 핵심축인 독일 경제도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견조하면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고금리 기조를 연내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강세에 위안화 약세, 유로화는 강세가 제약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300원 아래로 내려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3일 한국은행,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연준의 조기 피봇(정책전환) 기대감이 반영되며 올해 상반기에 1200원대 까지 하락했으나 연준의 긴축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 등으로 8월 들어 1340원대에 진입하며 연고점(1343원)을 터치했다. 이후 최근까지 130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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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연간 상승률은 4.2%로 전월(4.1%) 보다 소폭 올랐으나 시장예상치(4.2%)에 부합했다. 미국 노동부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8월 실업률은 3.8%로 전월(3.5%)과 예상치(3.5%)를 웃돌았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은 2일(현지시간) 기준 94%로 하루전 88.0%에서 늘어났다.

고용이 안정적이고 임금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금리인상이 어렵더라도 금리인하 역시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사이클 마무리 국면이라는 인식이 좀 더 많은 것 같은데 9월에 발표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반등하게 되면 컨센서스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어떻게 될지 연준도 확신을 못하고 있어서 한번 정도 추가 인상옵션을 가져갈 것 같다”며 “근원 CPI가 높은 것이 해소되어야 하므로 실제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시기는 내년 2분기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경제는 상대적으로 견조하지만, 중국은 올해 초 리오프닝(경제재개) 이후에도 수출이 둔화되고 경제회복이 부진한 가운데 최근 부동산발 위기가 확산되면서 위안화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7위안선 아래로 내려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자국 금융기관의 외화지급준비율(지준율)을 오는 15일부터 기존의 6%에서 4%로 2%포인트 하향 조정하기로 했으나 위안화 약세 흐름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로존 경제의 핵심축인 독일 경제의 부진도 장기화 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유로화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선진경제부장은 “독일 등 유로존 경제지표의 미국 대비 부진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 전망에도 불구하고 유로화 강세 압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짚었다.

강달러 환경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내려오기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나라보다 미국 경기가 상대적으로 강한 측면이 있고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여전히 잠재해 있어 강달러 국면이 좀 더 이어질 것 같다”며 “중국도 경제가 부진한데 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위안화가 약세흐름인 것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상당히 오랜기간 머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올해까진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고 금리인하 시점도 올해가 아니라 내년으로 넘어가야 될 것”이라며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내려가려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시그널이 있어야 될 텐데 그 전까진 1300원대에서 등락할 수 있다”고 보았다.

김현식 NH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유로존은 독일의 성장률 둔화가 주요하게 작용하면서 유로화 패리티(parity·유로화와 달러화가 1대1의 등가로 교환되는 것)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고, 중국은 환율조작국 지정 등의 이슈가 작용하면서 위안화 환율이 현재 상태로 정체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미국의 통화정책 영향을 받은 강달러로 환율이 연내 1300원을 기준으로 위아래로 등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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