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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아파트 기준? … 밥 주는지 안주는지

입력 2023-11-06 13:29 | 신문게재 2023-11-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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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서비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각 단지 내에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의 모습.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과거 고급 아파트의 기준이 수영장, 실내 골프 연습장 등 커뮤니티를 갖춘 곳이었다면 최근에는 이에 더해 조식 서비스 등 식사 제공 여부가 고급 아파트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과거 강남, 용산 등 일부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조식 서비스가 제공되던 것에서 벗어나 서울 다른 지역은 물론 지방 아파트까지 확산하고 있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동대문구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은 9월부터 조, 중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뷔페식으로 운영되며, 가격은 성인 7000원, 초등학생 미만은 4000원, 48개월 미만은 무료다.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입주민 A씨는 “맞벌이라 음식을 거의 사먹는 편인데 요즘 같은 고물가에 한 끼 가격이 외부보다 저렴한 데다 어르신들도 만족하시고 드실 정도로 음식 품질이 좋다”며 “특히 주말에는 조식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입주민들의 줄이 무척 길 정도로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중 가장 만족스러운 곳”이라고 평가했다.

인근에선 지난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도 입주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식과 중식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양식 브런치와 한식을 비롯, 아이들을 위한 ‘키즈식’, 과일을 깎아 직접 집으로 가져다주는 케이터링 서비스도 운영한다. 인근 래미안 엘리니티도 조식 서비스가 운영중이다.

조, 중식을 넘어 삼시세끼를 제공하는 단지도 있다. 지난 2월 입주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는 7월부터 아워홈과 연계해 조·중·석식 세 끼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이달 말 입주가 시작되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도 삼시 세끼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방에서는 충남 천안시의 주상복합 아파트 ‘펜타포트’가 조·중·석식 삼시 세끼를 제공하는 아파트로 유명하다.

2017년 고급 아파트인 성수동 트리마제가 처음으로 도입한 조식 서비스는 이후 개포 래미안 포레스트,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 등 서울 주요 부촌 단지들에서 속속 생겨났다. 그러나 최근에는 서울 전역을 비롯 수도권, 지방까지 번지는 추세다.

고급화된 커뮤니티 시설이 아파트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거주하는 입주민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러한 문화가 아파트 자산, 곧 집값과도 직결되는 만큼 조식 서비스 제공 여부가 아파트 수요자들 사이에서 고급 아파트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있어서다.

특히 호텔식 아파트 조식 서비스가 제공되려면 조리시설 및 식사 공간 조성이 필요한 데다 조리 전문 인력 등을 배치하려면 그만큼의 수요가 있어야 하는 만큼 사실상 신축, 대단지 아파트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식사 서비스 제공’이 입찰 조건으로 나오기도 한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9월 열린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서 ‘조합원 식당 조성’을 입찰 조건으로 제시했다. 조합원들은 단순한 식사 제공이 아닌 음식점 내외부에서 제공되는 음식에 이르기까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받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서비스 및 커뮤니티시설 이용의 경우 얼마나 잘 유지 및 운영되는지가 관건이다.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용산구 아파트 입주민 B씨는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서비스 도입 초반이고 신기해서 입주민들이 많이 몰리는 것 아닌지 우려가 많다”며 “특히 평일에는 이용률이 들쑥날쑥한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이로 인해 운영 업체가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조식 서비스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 커뮤니티 비용으로 전가되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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