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금융 > 정책

[2023 금융 10대 이슈①] 장기 고금리 후폭풍, 가계부채 ‘폭탄’

입력 2023-12-12 11:13 | 신문게재 2023-12-13 8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생계비 대출' 20대 4명 중 1명 이자 미납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가계부채 건정성 관리가 국정의 주요 상수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세는 지속되고, 급기야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를 넘었다. 소비를 위축시키고 경기성장에 악영향을 준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빚을 못 갚는 차주가 늘어나 가계부채 시한폭탄은 작동중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9조1000억 원으로 전분기말(1747조4000억 원) 보다 11조7000억 원 불어났다. 기존 역대 최대 기록인 지난해 2분기(1757조1000억 원)를 넘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이 견인했다. 주담대 잔액은 1049조1000억 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17조3000억 원 급증했다. 지난 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증가폭도 전분기(14조1000억 원) 보다 확대됐다.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 잔액은 710조원으로 전분기말 보다 5조5000억 원 줄면서 8개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국내 가계부채는 경제 규모와 비교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1.7%(2분기 기준)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으면 성장세가 둔화되고 경기침체 발생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한은은 분석하고 있다.

부채 총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예금은행의 총 대출금리(가중평균·9월말 잔액기준)는 연 5.17%다. 1년전(4.12%) 보다 1.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23121221

원리금 상환을 못하는 차주도 늘고 있다. 국회 기재위 소속 양경숙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시중은행 등 19개 은행의 주담대 연체율)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에서 주담대 연체액과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전체 주담대 연체율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0.24%로 1년 전(0.12%)의 두 배 수준이다. 연체액도 같은 기간 7600억 원에서 1조56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소득이나 자산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20대 이하 사회 초년생의 주담대 연체율이 0.39%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부실화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고금리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상당히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결국 소비위축을 통해 경기성장에 장애가 되는 수준이니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명목 GDP 증가율 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현 단계에서 매우 유효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가계부채 리스크를 관리하고 취약계층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부채는 오랜 기간 누증되면서 생긴 문제이므로 단기간 내 줄이게 되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점차 하향 안정화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정책을 정착시켜나가면서 부실 위험이 커지지 않게 부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보고 관계기관 합동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금리에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데 그 과정에서 취약부문의 부실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정책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