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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엔 배당주라더니… 맥 못추는 은행주

입력 2023-12-12 12:13 | 신문게재 2023-12-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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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사진= 각사]

국내 은행주가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대표 배당주로서 연말 강세 흐름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8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은행지수는 지난 주까지 무려 7주 연속 코스피 대비 초과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해 연말 배당 매력이 부각되면서 은행주가 강세를 보여온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최근 증시 부진의 배경인 글로벌 국채금리 급락 및 유가하락 등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은행주의 경우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홍콩H지수 ELS의 불완전판매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대장주인 KB금융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컸다.

실제 KB금융은 지난달 24일 홍콩H지수 ELS에 대한 금융당국의 본격적인 조사 착수 이후 전날까지 5% 가량 크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이 1% 하락폭을 나타낸 것과도 차이를 보인다. 내년 상반기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제기된 홍콩H지수 ELS의 경우 KB국민은행의 판매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은행권에서 논의 중인 2조원 규모의 상생금융도 주가에 부정적 요인이다. 현재까지는 각 은행별 지난해 순이익 규모를 기준으로 분담금을 배분해 자영업·소상공인에게 이자 캐시백 방식으로 지급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럴 경우 4대 은행이 각각 2000억원 안팎의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생금융 비용을 충당금 또는 영업비용 형태로 선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르면 4분기 중 비용처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배당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며 DPS(주당배당금)도 시장 기대치를 다소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은행주의 현 주가 수준은 대부분의 악재가 반영된 것으로 보면서도, 주요 이슈들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는 1월 중순까지는 의미있는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정부가 추진 중인 배당 선진화 방안도 은행주의 연말 흐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연말에 확정됐던 배당 기준일의 변경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국내 배당제도의 선진화를 위해 결산배당 시 주주총회의결권기준일과 배당기준일(배당받을 주주 확정)을 다르게 정할 수 있도록 했다.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액을 확정한 뒤, 연말이 아닌 4월 초 배당주주를 확정하고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배당기준일을 내년 2월 중순 이후로 순연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고, 하나금융은 1월 말 배당기준일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인호 기자 ball@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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