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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태클' 걸린 KT&G… 백복인 사장 4연임 ‘암초’ 부딪히나

오는 10일까지 사장 후보 공개 접수...3월 말 정기주총에서 차기 사장 선임 예정
FCP “3단계 과정 모두 백복인 사장 임기 중 뽑힌 이사 참여...불공정해”
KT&G “완전 개방형 공모제 도입…투명하게 진행할 것”

입력 2024-01-05 06:00 | 신문게재 2024-01-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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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복인 KT&G 사장. 출처=KT&G
백복인 KT&G 사장. (사진=KT&G)

KT&G 차기 사장 선임을 놓고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KT&G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KT&G는 20년 만에 새로운 사장 선임 절차인 ‘개방형 공모제’를 도입했지만, FCP는 이에 대해 ‘말장난 밀실투표’이라며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G는 오는 10일까지 사장 후보 접수를 진행한다. KT&G는 지난해 말 차기 ‘현직 사장 우선 심사제’를 폐지하고 차기 사장 후보 공개 모집에 나선 바 있다. KT&G의 사장 선임 절차는 관련 법령 및 정관 등에 따라 3개월 간 진행된다. 사장 선정 절차는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 등 3단계로 진행된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해 내년 1월 말 사장 후보 심사대상자를 확정하고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사장 후보 심사대상자에 대한논의를 거쳐 2월 말 최종 후보자를 선정, 이후 이사회의 주주총회 안건 상정 결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사장후보 심사대상자에는 현 백복인 KT&G 사장도 포함돼 있다. 백 사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현직 사장은 자동적으로 사내 후보 풀에 들어가고 심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백 사장은 1993년 공채(당시 한국담배인삼공사) 출신으로 지난 2015년 사장에 임명됐고 2018년, 2021년 연임했다. 세 번째 임기는 오는 3월 종료된다. 만일 백 사장이 이번에 사장으로 선임되면 4연임을 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FCP는 KT&G가 공개한 차기 사장 후보 공모 기준과 선정 과정이 여전히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배구조위원회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 이사회 등 모두 백복인 현 사장의 임기 내 임명된 사외이사로 구성된 집단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실제 지배구조위원회 구성원은 KT&G 사외이사 6인 가운데 5인으로 구성돼 있다. 곧 구성될 사장후보추천위원회도 역시 전부 사외이사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사회 역시 총 8인 가운데 6인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어, 사외이사의 뜻에 따라 사장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상현 FCP 대표는 “3단계 모두 동일한 사람들인데 괜히 복잡한 한자를 써 포장하고 있다. 간단히 ‘3중바닥 철밥통 카르텔’이라 하면 될 일”이라며 “실적부진과 주가폭락을 무릅쓰고 백 사장을 연봉킹으로 만든 장본인들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언어유희로 주주와 사회를 현혹한다는 점에서 특히 질이 나쁘다”고 비판했다.

KT&G가 사장 선임 절차에 주주 추천을 허용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았다. 사장 후보 선정 절차의 첫 번째 단계인 지배구조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인선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하지만, 단일 후보를 추리는 2차 심사 과정은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단독 결정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최종 후보 선정은 결국 이사회 단독 결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KT&G 측은 사장 선임 전 과정에서 공정성, 객관성을 바탕으로 주주들과 소통하며 투명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은 “선임 절차는 관련 법령 및 정관 등에 따라서 약 3개월에 걸쳐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 보고 및 주총 승인’의 3단계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예정”이라며 “최종적으로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총의를 반영해 사장 선임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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