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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부산이전 추진 사실상 동력 상실…본점 이전 외 대안은?

본점 이전에 따른 직원 이탈·비용 문제 우려
영업점 기능 확대 등 관계형 금융 강화 제안

입력 2024-04-23 11:39 | 신문게재 2024-04-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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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사진=산업은행)

 

제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법 개정 절차만 남은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한 동력이 상실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금융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산은의 부산이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부산지역에 산은 영업기능을 확대해 지역기업과 관계형 금융을 강화하는 방식의 대체안들도 제시돼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본점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산은법 개정이 통과돼야 한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지난해 초 금융위원회가 산은 이전 계획을 연내 승인하겠다는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산은에서도 ‘이전 공공기관 지정안’을 제출했다. 현재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 상태로 법 개정만 남은 상황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담은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산은법 개정안) 6건(송기헌·민형배·서병수·김두관·유의동·박재호 의원 대표발의)이 모두 정무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21대 국회에서 산은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한 상황에서 22대 국회에서도 산은이 부산으로 이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의석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개정안이 통과되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산 이전을 두고 노동조합에서도 강하게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이를 위해 계속해 야당 의원들과 소통한 점도 개정안 통과가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산은 부산 이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이 크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산은 노조의 의뢰로 한국재무학회가 추산한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를 보면,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10년간 국가 관점에서 15조4781억원의 손실을 입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총선에 참패한 여당 입장에서 국정운영 동력이 많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라며 “총리 등 고위급 인사의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산은 이전과 같은 국책은행 본점 이전은 현안에서 조금 멀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본점 이전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산은은 부산 지역을 거점으로 삼고 국내 벤처생태계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산은은 최근 부산을 지역거점으로 선정하고, 동남권 지역 내 유망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보육 프로그램 ‘KDB NextONE 부산’을 시행할 계획이다.

KDB NextONE은 산업은행이 지난 2020년 7월부터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KDB NextONE 부산’을 산은은 부산을 국가균형발전의 남부권 중심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정책과 부산시의 부산창업청 신설·스타트업파크 조성 등을 감안해 지역거점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기보다는 일부 기능을 이전하는 형식으로 국가균형을 위한 장기간 논의 후에 이전 등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산업은행이 실제 지방으로 이전했을 때 인구 분산 효과 등 지방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확실치 않고, 직원들 입장에서도 주거 변경이나 교육 문제 등 개인 사생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당초 기대했던 효과가 나올지 따져보고 시간을 두고 추진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해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하겠다고 하지만, 부산 지역 영업점을 통해 적극적으로 금융 지원하고, 지방기업과 관계형 금융을 강화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이전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면서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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