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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어깨탈구, 끼우면 그만? 혈관·인대 손상 가속화

전체 탈구 절반차지, 85%가 전방탈구·불안정성 … 습관성은 방카르트병변

입력 2018-08-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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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성 어깨탈구는 보존요법만으로 효과가 없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된 인대를 봉합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어깨관절은 인체 관절 중 유일하게 360도 회전할 수 있고 사용 빈도가 높아 탈구 위험이 높은 편이다. 흔히 ‘어깨가 빠졌다’고 표현하는 어깨 전방탈구는 팔을 머리 뒤쪽으로 들어올리는 동작이 반복될 경우 어깨를 감싼 관절낭이 찢어져 상완골 골두가 앞쪽으로 빠지는 것이다. 극심한 통증과 함께 양팔의 길이가 갑자기 달라지고 아픈 부위의 팔을 들어 올릴 수 없다.


꼭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평소 수영이나 야구를 자주 즐기거나, 팔을 갑자기 잡아당기거나, 넘어지면서 어깨관절에 충격이 가해질 때 어깨가 탈구될 수 있다. 수영은 팔을 뒤로 돌리는 배영이 어깨가 빠질 확률이 높고, 반대로 팔을 앞으로 돌리는 자유형은 어깨충돌증후군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선천적으로 어깨관절이 느슨해도 평소 어깨가 불안정한 느낌이 들고 빠지기 쉽다.


특별한 원인 없이 서서히 어깨가 빠지기도 하지만 첫 탈구는 주로 외부충격에 의해 발생한다. 주로 상완골 머리가 앞쪽으로 탈구되는 전방탈구가 흔하다. 야구, 농구, 웨이트트레이닝 같이 강한 힘을 요하는 운동을 할 때 과도한 외회전(hi-five할 때 추진력을 얻기 위해 일시적으로 손을 후진하는 동작)이 원인이다.


윤준식 고려대 구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어깨관절 탈구는 전체 관절탈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며 “어깨탈구 환자의 85%가 전방탈구 및 불안정성으로 대개 20대 또는 30대에 발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번 탈구된 어깨를 제대로 고정하거나 물리치료를 받지 않으면 약 80%의 확률로 습관성 탈구로 이어질 수 있다”며 “40대 이후에 어깨가 탈구되면 회전근개가 파열돼 팔을 옆으로 움직이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어깨탈구는 관절와순 손상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관절와순은 윗팔뼈의 머리 부분(상완골두)과 어깨뼈가 접촉하는 부위를 링처럼 둘러싸고 있는 연골이다. 어깨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관절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킨다. 이 부위가 늘어나거나 파열되면 상완골두를 안정적으로 잡아주지 못해 어깨탈구가 반복될 수 있다.


관절와순 손상 중 위쪽(11~1시 방향) 인대가 파열되는 것을 ‘슬랩병변(SLAP, Superior Labrum Anterior to Posterior lession)’이라고 한다. 별다른 통증 없이 가끔 불안정하거나 불편한 느낌만 들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 또 증상만으로 오십견이나 회전근개파열 등 다른 어깨질환과 구분하기 쉽지 않다. 평소 어깨 위쪽이 아프거나 팔을 올려 앞으로 돌릴 때 ‘뚝’ 소리가 나면 슬랩병변을 의심하고 정밀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습관성 탈구라면 ‘방카르트병변(Bankart lession)’이 동반됐을 확률이 높다. 관절와순 손상 일종인 이 질환은 슬랩병변과 달리 관절와순 아래쪽(6시 방향)이 손상된 질환이다. 습관성탈구 원인의 90% 이상이 방카르트병변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방카르트병변이 동반된 경우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어깨가 앞쪽 아래로 빠진다.
재발성 탈구로 찢어진 관절와순이 원래 위치에서 벗어나 안쪽으로 말려들어가 붙어버리면 ‘알프사병변(ALPSA, Anterior labroligamentous periostealsleeve avulsion)’이라고 한다.


어깨관절 재발성 탈구가 초래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처음 탈구될 때 나이가 가장 중요하다. 보통 20세 이전에 탈구가 발생하면 재발성 탈구의 빈도가 높은 편이다. 대체로 남자가 여자보다 재발성 탈구가 잦다.
어깨탈구가 만성화된 사람은 빠진 어깨를 스스로 끼워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정상 혈관, 신경, 인대까지 손상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탈구 횟수가 많아질수록 어깨뼈가 닳고 주변 조직들의 손상이 가속된다.


어깨가 빠지면 먼저 병원을 찾아 양쪽 어깨 길이를 비교한 뒤 부종, 변형, 찰과상, 멍, 통증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촉진으로 탈골된 뼈 위치를 확인한 뒤 방사선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첫 탈구라면 정형외과에서 빠진 어깨를 맞춘 뒤 삼각끈으로 약 5일간 교정하는 보존적 요법만으로 어깨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2주간은 목욕할 때를 제외하고 항상 삼각끈을 착용해야 하고, 2주 후부터는 가벼운 운동도 가능하다.
습관성 어깨탈구는 보존요법만으로 효과가 없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된 인대를 봉합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이 치료법은 피부를 절개한 뒤 약 5㎜ 직경의 가늘고 긴 연필 같이 생긴 관절경(Arthroscope)을 삽입해 병변을 제거 및 봉합한다.


윤준식 교수는 “어깨탈구나 회전근개파열 등 어깨부상을 피하려면 운동 전 ‘어깨 들었다 내리기’와 ‘깍지 끼고 기지개 펴기’ 등 스트레칭 실시해 긴장한 어깨관절과 근육을 이완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덤벨이나 바벨 등 기구를 이용해 어깨를 단련하는 숄더프레스는 어깨의 삼각근 중 전면과 측면을 동시에 키워주지만 기구를 인중 밑으로 내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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