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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넷플릭스 '야차'의 박해수, 변신의 귀재!

[人더컬처] 영화 '야차' 박해수, 올곧은 신념과 개인의 욕망 충돌하는 검사역할 맡아
"후회하지 않으려고 준비하고 노력하는 편, 나는 그렇게 연기력 좋은 배우는 아냐"자평

입력 2022-04-18 18:30 | 신문게재 2022-04-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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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차 박해수3
박해수는 액션과 총기 사용에 대한 연습에 남다른 공을 들였음을 밝혔다.훈련된 모습이 아닌 일반인이 싸우고 쏘는 느낌을 살리고 싶었기 때문. 어설픈 모습을 연기하기 위한 긴 시간의 노력이 필요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지난 1년 간 세계 유수의 시상식을 접수하며 ‘OTT계의 공무원’으로 불리는 남자가 있다. 누군가에게 사진 요청하는 걸 쑥스러워하는 성격이지만 자신이 연기한 해외 오리지널 공연의 배우와는 기념사진을 남길 정도로 여전히 요동치는 팬심을 지닌 박해수.


그가 또다시 넷플릭스의 남자가 되어 ‘한국형 첩보영화’의 재출발을 알렸다. 8일 공개된 ‘야차’는 스파이들의 최대 접전지 중국 선양을 배경으로 국정원 비밀공작 전담 블랙팀과 특별감찰 검사, 각국 정보부 요원들의 접전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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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비밀공작 전담 블랙팀과 특별감찰 검사, 그리고 각국 정보부 요원들의 숨막히는 접전을 그린 첩보 액션 ‘야차’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사진제공=넷플릭스)

“글로벌한 배우들이 모여 동아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첩보영화라는 점에서 끌렸죠. 일단 팝콘무비의 매력이 있었고 제가 맡은 검사 캐릭터가 고지식하거나 따분한 인물이 아니어서 출연하게 됐습니다.”

 

사실 그가 맡은 한지훈 검사는 올곧은 신념과 가치관 사이에서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이 세상에 없을 법한 캐릭터’다. 제멋대로지만 압도적인 사건 해결력을 지닌 블랙팀의 작전에 의심을 품고 끈질기게 따라붙는다. 극중 한지훈이 반복적으로 하는 대사가 “정의는 정의롭게 지키는 것”일 정도로 바른 가치관을 가진 인물이었다.

이에 박해수는 “극강의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원대 복귀를 하고 싶다는 권력욕도 있는 인물이다. 이게 신념인지 욕망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극 후반부에 변화된 모습에 대해서는 “같은 신념 안에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태도와 다른 시선을 습득했을 뿐이라고 봤다”며 시청자들에게 당부를 더하는 모습이었다.

야차는 16일 기준 전세계 넷플릭스 영화 스트리밍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소식에 박해수는 “전세계 시청자들이 영화 ‘기생충’ ‘미나리’를 넘어 ‘오징어 게임’까지 K콘텐츠의 재미를 확인했다”며 “앞서 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앞으로 더 많은 좋은 작품들이 우리나라에서 나올텐데 제가 작은 ‘브릿지(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소재, 우리가 상상하는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멀리서도 충분히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 됐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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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사진제공=넷플릭스)

 

박해수는 ‘오징어 게임’ ‘야차’에 이어 ‘종이의집: 공동경제구역’까지 연달아 선보이며 ‘넷플릭스 공무원’이라는 별명을 얻은 상태. 이에 “운 좋게 많은 작품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소개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별명이다. 무엇보다 연극한다고 많이 혼낸 부모님들이 공무원이란 별명이 붙으니 좋아하시더라”며 특유의 선한 웃음을 지었다.

무엇보다 배우 설경구와 처음으로 함께 작업했다는 점을 “이번 작품이 가지는 큰 의미”라고 정의했다. 극 중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캐릭터는 서로를 끊임없이 실험하고 악다구니를 치지만 츤데레(쌀쌀맞지만 정있는) 같은 관계로 재미를 더한다. 그는 “직업적으로 선배님이지만 인생의 큰 어른을 만난 것 같은 든든함”이라면서 “작품 안팎에서 어떤 인간으로 살아야 하는지 알게 해주셨고 어떤 애드리브도 편하게 나올 수 있게 이끌어주셨다. 대립하는 캐릭터인데도 많이 기대게 되더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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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사진제공=넷플릭스)

 

대만과 한국에서 로케이션이 진행된 영화인 ‘야차’에는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대만의 야오이티, 일본의 이케우치 히로유키 등이 신스틸러 이상의 존재감으로 영화의 매력을 더한다. 현지 스태프와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들의 협업도 박해수에게 큰 자양분이 됐다고.

“대만에서 마지막 촬영 날 모든 스태프가 모여서 작은 파티를 했어요. 감독님께서 큰 화면에 그때까지 찍은 편집본을 보여주시면서 직접 한문으로 쓴 편지를 틀어주시더군요. 모두가 감동한 현장이었죠. 야오이티 같은 경우에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음에도 온 몸의 문신과 센 의상을 너무 즐기며 연기해 현장에서 대사가 많이 늘었어요. 그 열정이 정말 자극이 되더라고요.”

‘야차’에서 희대의 빌런을 연기한 이케우치 히로유키는 고작 하루 반 분량의 촬영을 위해 혼자 한국에 들어와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박해수는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한국의 소맥문화를 그에게 전파(?)하며 남다른 고마움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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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그는 “현장은 많이 힘들고 어려운 환경도 많았지만 설경구 선배를 만나고, 양동근을 만났다는 것, 이엘, 송재림, 박진영 같은 좋은 배우들과 작업하며 ‘이게 영화 찍는 맛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정말 인생에서 좋은 기회였다“며 남달랐던 현장분위기를 전했다.(사진제공=넷플릭스)

 

한편 지난해 박해수는 전세계를 돌며 ‘오징어 게임’의 화제성을 만끽했다. 아이가 태어났고 지금도 건강하게 자라기에 스스로도 “축복받은 해였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신나는 일이 많았다. 미국도 처음 가봤다”고 말할 정도다. 앞서 박해수는 제28회 미국 배우 조합상에서 만난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찍은 인증샷을 공유해 화제를 모았는데 그때의 기억을 이렇게 회상했다.

“오래 전에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연극을 했는데 베네딕트 형님이 영국에서 했던 공연을 우리나라에 각색해서 가지고 온 작품이었어요. 그 이야기를 꺼내면서 다가갔더니 ‘네가 더 잘했을 것 같은데?’라고 포옹을 해주시더군요. 연극을 할 때부터 워낙 좋아했고 팬이었기에 꼭 사진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다음번엔 새로운 세계관에 대한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속편이 만들어진다면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박해수는 “아직 해외 작품에 대한 계획은 없다. 기회가 된다면 감사하게 준비해서 하겠지만 한국에서의 작품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내는 게 더 글로벌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왕이면 자극적이지 않고 무던하고 평범한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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